정현구 목사 /서울영동교회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란 땅을 걸어가는 것은 마 치 등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산을 올라가 본 적이 있습니 까? 산을 올라갈 때 정상에 빨리 도달해야 하겠다는 목적만  생각하고 올라가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등산이 매우 힘들어  집니다. 빨리 오르겠다는 과욕이 오히려 중도에 우리를 포기 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등산할 때는 위만 올려다 보지 말고 옆도 보며 걸 으라고 합니다. 산 정상이란 목적으로 올라갈 때, 길가에 핀  꽃들과 나무들도, 저 멀리 보이는 능선도 바라보고, 산 아래  보이는 도시의 풍경도 내려다 보면서, 또 피곤하면 잠시 쉬기 도 하면서 올라가야 합니다. 목적을 향해 가려면 길을 걷는  과정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과정을 소중히 여겨야  정상을 오를 수 있고, 정상에 오른 다음에 길에서 얻은 여러  교훈들과 추억을 덤으로 받게 됩니다.

    안 이숙 여사의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 하루 살아요” 란 복음송 가사가 있습니다. 그분은 신사참배로 투옥되어 내 일이 어떻게 될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 혹독한 상황 속에서 살아 남았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하루 하루 살았기 때문입니 다. 그녀가 걸어갈 시간의 끝은 알 수 없었지만, 하루하루 주 어지는 작은 행복들을 감사의 손으로 붙들었고, 곁에 동행하 시는 주님을 믿고 그분의 손을 붙잡았기 때문입니다.

    한 해란 길을 출발합니다. 산 정상을 올라가면서 힘들 때 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길 곁을 보면서 걸어간다면, 일상  속에 있는 평범함을 감사하고, 그 속에 있는 작은 행복을 놓 치지 말고 간다면, 그리고 수수하지만 질리지 않는 여러 작은  들꽃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향기도 맡으면서 걸어간다면,  산을 올라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산다면,  그리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번에 하나씩 성실하 게 해나간다면,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 고 그곳에서 한 해의 길을 걸으면서 경험했던 소중한 추억의  꽃다발을 선물로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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