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죽어도 눕지 않는다 /천헌옥
문명의 이기, 깔끔한 도로포장, 시꺼먼 연기,
가로변의 나무들은 그렇게 아파서 신음하다
말라 죽고 있다. 그러나 아파도 눕지 않는다.
호흡이 곤란해 지고 수분을 받을 수 없어
하늘에 대고 소리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질러대고, 때로 달리는 쇠붙이를 향해서도
소리쳐 보지만, 아무도 듣는 이 없이 나무는
그렇게 혼자 아프지만, 눕지 않는다.
마지막 한 이파리마저 떨어져 죽어도 나무는
눕지 않는다. 비록 베임을 당하고 땔감으로 뽀개어져도
나무는 눕지 않는다. 나무는 결코 눕지 않는다.
"또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