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 목사 /서울영동교회

인생의 길을 갈 때 홀로만으로는 멀리 오래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홀로 있음이 전혀 없다면 역시 멀리 오래 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홀로 있으면서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홀로 있는 사람이라야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혼밥,’ ‘혼술’이란 단어도 생기고, ‘2코노미’가 아닌 ‘1코노미’ 시대를 산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혼자있음’은 ‘홀로 있음’은 다릅니다, ‘혼자 있음’은 남과 단절된 채 자기를 잃어버리는 ‘고립’이라면, ‘홀로 있음’은 자기를 성찰함으로 참 자기를 찾는 ‘고독’입니다.

    우리는 모두 홀로 있음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홀로 있음’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야 그 ‘함께 있음’이 서로에게 유익하고, 서로를 세워주기 때문입니다. ‘홀로 있음’이 없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면 그 함께 있음이 서로를 힘들게 하고, 서로를 피곤하게 합니다. 친구도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홀로 있음의 시간이 있는 두 사람이 함께 지낼 때 그 함께 있음이 오래 멀리 가는 것입니다.

    ‘홀로 있다’는 것은 하나님과만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많이 강조하시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안식일은 ‘하나님과 홀로 있는 시간’인데, 이런 시간을 가져야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의 홀로 있음을 통 해 탐욕의 무한질주를 정지시키고, 인생의 유한함을 자각하고, 하나 님에 대해 의존됨을 다시 생각하는 그런 시간이 있을 때, 서로가 더불 어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홀로 있는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광야에 홀로 하나님과 있는 시간을 가지신 후에, 도시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셨습니다. ‘광야와 도시의 리듬’이 예수님의 삶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하물며 연약한 우리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은 마르다처럼 분주하게 살아가게 만듭니다. 그럴수록 마리아처럼 조용히 말씀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하나님 나라 큐티’를 통해 홀로 있음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는 것이 마르다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살게 합니다. 그리고 서로

함께 지내는 시간을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홀로 있음과 함께 있음이 하루 하루를 만듭니다. 그렇게 모이는 하루 하루가 모여 일년이 됩니다. 하루하루를 잘 사는 것보다 새해를 더 잘 보내는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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