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검찰 출두를 보며

이종수 목사(주님의품교회 담임/ 청소년전문사역자 / 저서 : 학원을 정복하라, 청소년전문교사 메이킹 등.)

지난 3월 10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헌재가 밝힌 파면이유를 들어보면 실제로 범한 죄는 최순실씨와 관련된 일이지만 거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위법으로 국민의 신뢰를 배반했다는 것이다. 자기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하면서 타인에게 죄를 떠넘기고, 권력으로 자신의 죄를 은폐하며,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의 딸인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정직하게 잘못을 시인했더라면 정(情) 많은 국민들이 용서해 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디어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그녀가 반성은커녕 억울해하는 것 같다는 소식이다. 어떻게 이렇게 상식도 없어진 것일까?

박 전 대통령은 권위적인 보스이다. ‘불통’이라는 별명처럼 자기 말만 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내치기 때문에 충신들은 떠나고 무능한 간신들만 남게 된다. 자신의 통치에 이견이 없으니 자신이 하는 일은 다 옳다고 스스로 속게 된다. 최고 권력자인 자신에게 머리를 숙이므로 자신을 존경하는 줄 착각한다. 충실한 예스맨들에게 직책을 주고 그것을 마치 자기가 은혜 베풀었다고 오만하여 무한충성을 강요한다. 결국에는 자기우상화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가 일이 터지면 아랫사람들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떠넘긴다. 그러다 누군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면 은혜를 모르는 배신자라고 비난하며 억울해 한다. 끝까지 권력과 거짓말로 잘못을 부정한다. 무감각해져서 부끄러움조차 모른다. 아마 박 전 대통령도 억울함에 잠을 못 이룰 것이다. 그러나 본인 때문에 수많은 국민들이 오랫동안 잠 못 이루고 고통스러워한 사실은 알지 못한다. 이미 양심에 화인 맞아서 자기는 위대한 지도자라고 스스로 속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라면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과 공동체에 유익하다. 이런 스타일의 지도자는 아무도 믿지 않으며 권력만이 자기를 지켜준다고 믿기 때문에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자신도 모르게 권력의 노예가 된다. 그런데 힘으로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힘이 없어지면 사람이 다 떠난다. 박 전 대통령도 이제 파면되어 권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동안 비호하던 자들도 다 떠날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배신감에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권력을 분산시키려는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문제는 이번 일로 인해 지도자와 가진 자들에 대해 국민이 분노한다는 것과 진보와 보수의 분열이다. 치유와 바로잡음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치유를 위해서는 서민들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권력으로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를 위해 쌓는 다면 지도자가 아니라 강도이다. 약한 이웃을 삶으로 섬기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바로잡기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자신의 이해득실을 따라 앞에서 한 말과 뒤에서 한 말이 다르고,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은 신뢰받을 수 없다. 정직하고 진실 된 인격이라야 한다. 통합을 위해서는 다름을 인정하고 경청할 수 있는 포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내가 잘나서 리더십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국민의 신뢰)로 맡겨준 것임을 아는 겸손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60일 안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설 것이다.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많은 공약을 할 것이다. 그러나 공약들은 막상 대통령이 되면 여러 가지 이유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할 때는 지금까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뢰하고 존경할만한 인격인지를 보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국론이 하나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희미한 약속보다 지금까지 겸손과 진실로 섬기며 살아왔는지를 보아야 한다. 성품과 삶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도 존경 받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힘으로 굴복시킬 수는 있겠지만 존경받을 수는 없다. 사람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세상에서 큰 자가 아니라 하나님나라에서 큰 자가 되려는 신실함을 회복해야 한다. 성도들이 신뢰하며 따라갈 지도자가 필요하다. 사람은 거짓으로 속일 수 있겠지만 하나님과 자기 양심은 속일 수 없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을 회복해야 한다. 돈으로는 결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마음은 신뢰하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에게 향하는 특성이 있다. 사람은 인격이기 때문에 인격이 훌륭하면 저절로 존경한다. 성품이 진실 되고 겸손하면 자연히 신뢰하게 된다. 그러면 강요하지 않아도 교회는 자연히 하나가 된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은 존경받는 자들이 되어야 된다.

어떤 모임에 가서 한 분을 보았다. 그 분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예의와 진실함이 묻어났다. 힘이 있다고 과시하거나 약자를 누르지 않았다. 오히려 약자들 앞에서 더 겸손히 섬겼다. 몇 번 그런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그분이 신뢰가 되고 존경이 되었다. 그분은 나를 알지도 못하는데 말이다. 존경은 이렇게 겸손한 성품과 진실 된 삶에 대한 자연스런 기쁨의 반응이다. 그리고 존경하면 따라오지 말라고 해도 따라간다.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국민과 성도에게는 최고의 복이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는 반드시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진실하자. 더 겸손하자. 더 섬기자. 그러기 위해 하나님 앞에 회개하자……. 오늘따라 존경하는 그 분이 더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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