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복음주의 운동 단체들이 함께 준비한 연합 기도회 두 번째 시간이 3월 27일 서울 성산동 나눔교회(조영민 목사)에서 '정의의 숨결로, 세상을 새롭게, 교회를 새롭게'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기도회는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이날 기도회에서 말씀을 전한 세월호 유가족 박은희 전도사(예은 엄마)는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둔 심경을 전했다. 박 전도사는 “여전히 하나님과 씨름 중”이라며 “한국교회가 고통의 소리에 귀를 막고 아픔의 현장에 눈을 가리지 않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박은희 전도사(예은 엄마)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는 “부패한 권력이 가라앉은 지금, 진실이 떠오르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호소가 우리의 기도제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종운 변호사(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박기모 간사(죠이선교회), 김명윤 목사(현대교회)의 인도에 따라 ‘평신도와 고통 받는 이웃’, ‘청년’,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기도했다.

박종운 변호사(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자기중심의 신앙에서 탈피하여 하나님을 오직 주님으로 고백하는 올곧은 신앙이 활활 타오르게 되기를 기도한다”며 “9명의 미수습자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연합기도회 현장

한편,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기도회'는 종교개혁 정신을 되살려 세상과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한 기도운동 확산을 목표로 지난 2월 27일 첫 모임을 진행했다.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저녁에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 달 연합기도회는 4월 24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기도회에는 건강한작은교회연합,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연구원느헤미야, 길가는밴드,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2.0목회자운동, 뉴코리아, 새벽이슬, 생명평화마당, 생명평화연대, 성서한국, 주거권기독연대, 청어람ARMC, 평화누리, 하나누리, 희년사회를꿈꾸는사람들, 희년함께,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IVF사회부 등 총 19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연합기도운동의 취지를 밝히는 주최측의 성명서이다.

종교개혁500주년을 맞는 우리의 결단

[종교개혁 500년 연합기도운동] "정의의 숨결로, 세상을 새롭게, 교회를 새롭게"

마르틴 루터가 95개조의 항의문을 내걸고 저항하면서 종교개혁운동은 본격적으로 촉발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500년 전의 개혁정신을 되살려 우리 시대와 교회의 절박한 상황을 개선하는 과제에 함께 나서자는 요청을 여러분께 드립니다.

개신교는 무엇보다 두드러지게 불의에 저항하는(protest) 신앙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그 항의는 언제나 자신을 먼저 개혁하고 새로워지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정의'가 우리의 호흡처럼 자연스러워지고, 그것이 막힐 때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 영적 감각을 갖기 원합니다. 오늘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처해있는 현실은 다시 한번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리고, 강력한 결의로 자기갱신과 세상의 개혁에 나서도록 요청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죄로 오염되고, 악에 타협하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을 회개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1) 우리는 예수께서 보여주신 길을 걷기로 결단합니다.

• 우리는 한국교회가 성경이 가르치고 성령이 이끄는 예수의 길을 보여주고 있는지 심각하게 자문하며, 우리의 가르침과 행동과 그 이면의 동기를 전면적으로 재고해 보겠습니다.

• 하나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구하며, 이런 추구가 낯설거나, 이해관계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로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2) 우리는 개혁자들이 시작한 과제를 계승하겠습니다.

•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믿고 왕같은 제사장으로 살아가겠습니다. 편의적으로 거룩함과 속됨을 나누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의와 공공선의 실현에 나서겠습니다.

- 교회가 복음에 합당치 않은 모습을 보일 때, 회개와 갱신의 길을 선택하도록 단호히 항의하겠습니다. 교회 세습,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성직주의, 승리주의 등 한국교회를 얽어맨 구습과 악폐를 지적하고, 고치도록 나서겠습니다.

3) 우리는 2017년 한 해 동안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중심가치를 지키겠습니다.

• 한국사회에서 민주, 자유, 평화, 생명의 가치를 보호하겠습니다. 갈등과 긴장의 수위가 더욱 높아지는 세상 속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통성을 발견하는 과제를 감당하겠습니다.

• 한국교회에서 회개, 용서, 화해, 사랑의 가치를 살아내겠습니다. 우리 신앙 언어가 삶과 겉돌지 않는 모습을 교회의 안과 밖에서 증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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