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대한기독사진가협회 김종민 목사(전주어울림교회 담임)의 작품이다.

  한여름의 비움 -지형은

  오늘 바다로 갑니다
  바다가 떠오르지 않아서요

  떠오르는 햇살에 새벽 물안개가 스러지듯이
  그렇게 또렷하게 춤추며 앞서 생을 이끌던 
  동화와 전설의 파편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파도에 밀려 어느 바닷가에 이른 다시마며 미역에 배인
  수없이 바닷물에 씻긴 조개나 작은 돌에 깊이 새겨진
  태곳적 바다의 그 신비로운 내음을 맡을 수 없어서

  오늘 바다로 갑니다
  사랑으로 하늘 땅 바다를 빚으신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보이지 않아서요

  바다로 깊이 걸어들어야만 보이는
  그 안으로 난 고향 집 골목길처럼 정겨운
  나팔꽃 같은 어머니 목소리 들으려

  찬란한 한여름 날에 빈자리마저 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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