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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사님은 유명해지는데 미쳤어요.”왜 총회장을 하려 하는지?
정주채 목사(본사 발행인, 향상교회 은퇴)

고신총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 공고를 하였다. 총회임원은 물론 유지재단 이사회와 학교법인 이사회의 이사와 감사후보자들도 노회의 천거를 받아 후보자 등록을 하라는 공고다. 전에는 노회가 후보자를 추천하는 일을 4월 정기노회 때 했다. 그러나 일찍부터 선거바람이 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7월로 연기시켰는데 언제부턴가 한 달을 더 연기하여 8월에 하도록 하였다. 이는 가능한 선거운동기간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 같다.

그러나 부총회장의 경우는 그게 무슨 위대한 일이라고 연초부터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소문에는 세 목사들이 후보로 나선단다. 그래서 벌써부터 성안이 시끄럽다. 필자는 이분들이 모두 정식으로 후보등록을 하겠다면 기도하면서 자신에게 꼭 물어보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왜 총회장을 하려 하는지? 그 길이 진정 희생과 섬김의 길인지? 혹시 명예욕 때문은 아닌지?” 그리고 총회장이 되려는 일 때문에 하나님께 죄를 짓고 교회와 자신에게 수치를 가져오는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교계의 어느 은퇴목사에게 들은 이야기다. “나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정직하게 살고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며 목회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대과 없이 목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나에게는 원죄처럼 따라다니며 나의 양심을 괴롭히는 죄가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총회장 후보로 나서서 지은 죄입니다. 후보로 나서다보니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돈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당선이 되어 총회장을 역임했지만 지나고 보니 자랑스럽다기보다는 수치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필자는 그분의 참회적인 고백 앞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였다. 필자도 한 때 총회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명예가 아니라 주의 일을 위해서라고 다짐하면서. 미력이나마 평생토록 내 마음의 소원으로 삼고 있었던 교회갱신운동을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거기다 주위에서 강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이 없어졌다.

우선 이사야처럼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소서!”라는 순수한 사명감으로만 나설 수가 없었다. 물론 선거운동을 할 자신은 더욱 없었다. 거기에 쏟을 만한 시간도 에너지도 없었다. 개교회의 목회 하나만으로도 허덕이던 필자였다. 그런데 선거운동을 하며 거기다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거운동에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 필자를 완전히 주저앉게 만들었다. 총회장을 역임한 목사들에게 물어보니 아무리 안 쓴다 해도 최소한 5천만 원 정도는 들어간다고 했다.

어떤 목사는 ‘밥 사주고 여비 주는 정도를 갖고 금권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이는 세상법에서도 금하는 죄이다. (김영란 법 관련 보도 SBS 뉴스화면 캡처)

이런 현실에서 총회장이 되어 무슨 큰일을 하겠다고 불가항력적으로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위험에다 자신을 노출시킨다는 말인가? 필자의 이런 생각이 이미 총회장을 지낸 분들은 모두 돈을 쓰며 선거운동을 했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물론 누구누구가 얼마의 돈을 썼다더라 는 소문들을 많이 들었지만 믿고 싶지 않다. 어떤 목사는 ‘밥 사주고 여비 주는 정도를 갖고 금권선거운동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한다고 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는 너무나 불신앙적인 말이다.

고신과 가까운 어느 교단의 경우 요즘 부총회장 후보로 출마한 목사들이 벌써부터 선거운동본부를 만들고, 교인들에게 후원을 요청하여 억 단위의 선거자금을 확보하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순진한 교인들은 “우리 담임목사님을 총회장으로 받들어 모시자.”며 건축 헌금이라도 하듯 후원금을 낸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보며 어느 교인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목사님은 유명해지는데 미쳤어요.” 목사들이 뭐라고 변명하고 둘러대도 교인들은 이미 그 중심을 보고 있다.

필자는 우리는 제발 이러지 말자고, 죄를 짓더라도 제발 좀 적게 짓자며 동기생 추천제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수년 전 38회부터 41회 동기회 회장들이 모여 이를 제안하였었다. 이 방법이 완전하다거나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우리 고신만이라도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를 경외하며 깨끗한 선거를 해보자는 고육지책으로 제안한 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왔는데 올해는 이게 깨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

총회가 총회장을 모시는데 그것을 동기생들이 결정한다니 말이 안 된다는 반발이 있다. 그런데 선거가 신앙적으로 깨끗하게 이루어진다면 왜 그런 제안을 하겠는가? 사실 성경대로 제대로 한다면 선거공영제가 왜 필요하겠는가? 누구나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우리를 불러 세우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다면 왜 선거관리위원회가 필요하겠는가?

동기생들이 추천하면 그래도 그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리더십이 있는 목사가 총회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동역자들의 추천 없이 아무나 불쑥불쑥 나서면 진짜 경건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뒤로 물러서고 주로 정치적인 경향이 강한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다. 제발 그리 안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다 부족한 사람들이라 명예심이나 권세욕에서 자유로울 순 없겠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죄를 적게 짓도록 몸부림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정주채  juchai2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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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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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만 사람 2017-07-19 14:38:19

    고육지책으로 나온 동기회 추천제? 문제점에 대한 해답으로 보이지만 그 동기회에서 한 사람씩 하겠다는 욕심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38회부터 41회까지는 아무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면 가장 모범적인 기수들로 기억될텐데 아쉽습니다. 지금이라도 모여 그 선언을 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삭제

    • 바나바 2017-07-19 10:23:01

      담임 목사님이 임원 후보에 오르면 장로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우리 목사님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당연히 도와 드려야지 생각하면서도 전국 수백명에게 전화를 돌려야 되는 장로님들의 수고에 위로를 보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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