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목사 /시온성교회

갈등 불변의 법칙?
난리와 난리 끝에 정부가 바뀌었습니다. ‘준비된 대통령’, ‘소통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대통령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혼란 끝에 세워진 대통령에게 연일 80%의 지지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나라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곳곳에서 갈등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대립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더 많은 갈등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장관들을 제대로 임명하지 못합니다. 지명을 했다하면 문제점이 들추어지고 여야는 대결구도가 형성됩니다. 결국 근근이 두 장관 후보를 낙마시키고 야당을 국회 논의로 장으로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만 일이 쉽게 풀려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집권당 대표는 정부를 도와주어야 할 텐데 갈등을 더 부추기는 소리를 연발, 청와대가 나서서 사과를 하는 판이니 갈등이 증폭될 위험은 여전히 거기 머물러 있습니다. 

미국방문을 하고 돌아온 대통령. 성공적인 방미였다고 성과를 찬양하는 소리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정상회담 12일 만에 미국은 FTA 재협상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습니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대폭 개정하자고 나섰습니다.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2011년 당시 집권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한미FTA를 통과시켰을 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제2의 을사늑약’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음이 밝혀졌습니다. 협정 성사에 앞장 섰던 당시 정부 인사들을 매국노라고 불렀습니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당시 문재인 후보는 한미 FTA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 걸기도 하였습니다. 야당은 몰아 부칩니다. “이제 (문재인후보의) 공약이 이행된 것을 축하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통령과 정부를 비꼬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면 아마도 정부가 상당한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명히 타격을 입게 되는 업종,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니 생존이 걸린 문제 때문에 갈등은 잦아들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폭발력을 가진 갈등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대통령이 갑자기 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을 중단시키자 원자력 발전소 노조, 관련된 중소업체들이 벌떼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3만 5천명의 원자력 관련 업체 가족들이 실업자로 전락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릅니다. 남들이 기피하는 발전소를 유치한 대가로 지역 발전을 위한 조치를 정부가 취하도록 되어 있는데, 난데없이 그런 기대가 꺾일 판이니 동네 주민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는 능력을 갖추었는데, “당장 영국에 21조원짜리 원전 수출 협상 중인데 자국에서 폐지하면 누가 사겠느냐”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중소업체들이 대통령을 향하여 던지는 질문에 과연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50년 쌓아온 노하우를 5년짜리 정부가 허물고 있다"며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갈등이 사그라질 수 없는 구도입니다. 아무리 정부를 바꾸어도 갈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개혁성공의 길
권력은 반드시 부패합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정부도 한 번씩 바뀌어야 하고 폐습에 젖은 부분은 도려낼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개혁에 성공하려면 개혁을 한다는 사람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실력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역사를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겸손해야 합니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갈등은 갈등을 부르고 말 것입니다. 우리 대통령과 정부가 갈등을 잠재울 겸손함부터 갖추고 개혁에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들이 역사의 전면에 가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가 겸손함으로 일치를 이루어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