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길 선교사(일본)

일본 선교는 너무나 놀랍고 신비로운 비극적인 역사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토록 왕성하게 성장하던 일본선교가 한순간에 무너져 가는 처절한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일본 초기 선교는 봉건시대에 각 지역을 통치하던 군주들의 역할에 따라 선교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처음에는 매우 호의적으로 협력하였으나 기리시단의 세력이 점차로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하므로 정책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는 기리시단 성주들의 세력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임진왜란의 선봉대장으로 그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다. 결국 임진왜란의 패전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정권이 몰락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뒤를 계승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정권을 잡은 후 기리시단 박해를 본격적으로 실시하여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추방되고 많은 기리시단들이 처형되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기독교 국가인 서양제국의 침략을 두려워했고 기독교는 세상의 지배력을 최종적으로 부정함으로 위기의식이 고조되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와 사상이 와해되고 국가 지배 체제가 붕괴되고 일본의 정체성 자체가 소멸될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또 한편으로 카톨릭의 선교국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 파송한 선교사들이 선교지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지역 확장을 위한 쟁탈전으로 상호간의 갈등과 분쟁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였다. 이로 인한 선교사들 상호간에 비방과 중상모략으로 집권자들의 오해를 사게 되었고 기리시단을 불신하고 핍박을 강행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교훈은 오늘날 선교 현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기억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세계 기독교 순교역사에 유례없는 지속적인 박해를 통하여 완전히 근절되었고 지하로 묻히게 되었다. 도쿠가와 정권이 무너지고 명치유신(明治維新)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지만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그대로 지속되었다. 명치유신(明治維新)는 기독교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하여 일본인의 마음을 천황과 신도사상으로 지배하는 독재국가를 만들었다.

그 후에 국내뿐만 아니라 “대동아공영권”이라 하여 동남아세아 나라들을 침략하여 신사를 세우고 그 나라의 민족을 지배하기 위하여 강제적으로 신사참배를 강요하였고 불복하는 자를 처형했다.

일본은 1600-1945년까지 345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기독교에 대하여 철저하게 반대하였고, 이러한 지속적인 박해로 인하여 교회는 무너지게 되었고 신자들은 거의 지하로 사라지게 되었다. 일본인들에게는 기독교가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기독교에 대한 반대는 일본정치의 정책이기도 했다.

1859년에 로마 카토릭 선교사들이 일본에 다시 들어오게 되었고 또한 개신교와 동방정교회의 선교사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선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치고 전도했지만 일반 국민들은 적개심을 가지고 대할 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였다. 초기의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을 했으며, 선교사들에 의하여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지역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여 외톨이가 되었고 친족, 가족들에게도 버림을 받을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이었다.

결론적으로 도구가와막부 때에는 불교에 의하여, 명치유신정부 이후에는 신도에 의하여 사람들을 지배했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전원이 불교신자인 동시에 신사(神社)의 씨자(氏子)라고 한다. 일본인들이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라는 비평을 많이 듣고 있지만 이렇게 된 것도 오랜 기독교 박해로 인한 후유증이라고 말한다. 현대는 기독교가 일본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을 당하고 있지만 사실은 지금도 도구가와 망령, 명치망령이 일본국민들의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하나님께서 왜 일본선교를 막으셨는지에 대한 의문이 아직도 풀리지 않는다. 엄청나게 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선교의 문이 열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답한 마음으로 기도할 뿐이다.

다만 필자가 생각하기는 만일 일본이 선교의 열정으로 카토릭 국가가 되었다면 우리나라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하여 볼 뿐이다. 이 모든 사건들이 구속사적인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음을 깨닫고 새로운 미래를 통찰하게 된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하여 오늘을 주시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일본선교의 새로운 환상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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