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본문, 본문의 의미뿐만 아니라 의도와 목적 고려해서 결정해야

지난 18일 합동신학대학원 생활관 대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이승진 박사) 제34회 정기학술대회 자유발표시간에 총신대 김대혁 박사가 “본문성을 고려한 설교본문 선정에 대한 연구(A Study of Choosing a Preaching Unit in Consideration of Textuality)”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34회 정기학술대회가 열린 합동신학대학원 생활관 대세미나실

설교자의 잘못된 본문 선정, 본문이 가진 본래의 힘 상실...

김대혁 박사는 “설교본문 선정에 대한 문제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될 수 없고 오히려 설교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김 박사는 설교자의 잘못된 본문 선정은 그 본문이 가진 본래의 힘을 설교자와 청중 모두 경험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성경본문에 철저히 의지하는 듯이 보이는 설교일지라도 본문의 목적 혹은 의도를 무시한 본문 선정은 본문과 상관없는 설교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사상의 단위(a thought unit)에서 소통적 행위 단위(a communicative act)로

김 박사는 “Jay Adams를 제외한 대부분의 현대강해설교학자들은 본문 선정의 기준을 본문의 앞뒤 문맥과 문학적 단위를 고려한 하나의 ‘사상의 단위’(a thought unit)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본문을 사상 단위로 만 보면 그 본문의 의도와 목적과 기능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김 박사는 본문 선정은 본문의 사상 단위와 더불어 그 본문의 구조와 목적을 함께 고려하여 반영하는 소통적 총체 단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해설교라 할지라도 본문의 의미에만 몰두할 때 그 설교는 주지주의적 설교의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좌로 부터 좌장 문병하 박사(그리스도대학교), 발표자 김대혁 박사(총신대), 논평 박성환 박사(웨신), 김대진 박사(코람데오닷컴)

신설교학, 본문의 의도와 목적이 아니라 설교자의 의도와 목적 강조

또한 김 박사는 신설교학자들의 본문 선정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비평했다. "(신설교학자들의 본문선정은) 본문의 목적과 역동성에 주목하기는 했지만, 성경 저자의 본문 커뮤니케이션의 목적과 기능을 자신의 설교에 반영하기 보다는 청중의 경험과 사건을 일으키기 위한 설교자의 목적과 기능에 그 방점이 놓여 있다.” 김 박사는 신설교학자들은 본문의 목적과 기능 보다는 설교자의 목적과 기능을 드러내려 한다며, 그런 설교는 본문과 상관없는 설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 박사는 “사상 단위를 기초로 하는 소통적 행위 단위(a communicative act)"로 설교 본문을 결정할 때, 설교 전 과정에 걸쳐서 본문의 의미와 의도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통적 행위 단위 즉 본문성을 고려한 본문 선정의 예로 마가복음 14장 1-11절을 들었다. 보통의 경우 마가복음 14:1-9을 본문으로 해서 설교 하지만, 본문성을 고려할 때 1절부터 11절까지를 한 본문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신학교육, 주지주의적 성경해석의 한계 극복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김 박사는 “설교자가 본문의 주제와 목적을 분리하여 본문을 탈인격화 혹은 객체화하여 실용주의적 설교로 만드는 내재된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설교자는 반드시 본문 선정에 있어서 주제(사상 단위)와 목적(소통 단위)를 함께 다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김대혁 박사는 이번 발표를 통해서 주지주의적 성경해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석학적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본문에 의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설교라 할지라도 성경 본문과 상관없는 설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설교본문 선정의 주체가 설교자가 아니라 설교 본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 본문선정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사상적 단위 만을 근거로한 성경주해 어떻게 극복하나?

또한 본문의 의미(사상 단위)만이 아니라 목적과 기능(소통 단위)도 보아야 한다는 발표자의 언급은 결국 성경 주해 문제와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게 만든다. ‘본문의 사상 단위 내용만 보지 말고 본문의 목적과 그 의도를 들을 수 있는 주해 훈련을 받아 보지 못한 설교자들은 누가 훈련 시켜야 하는가?’ ‘성경주해 시간에 성경의 주지주의적 내용 혹은 의미만을 보도록 훈련되어진 신학생들에게 성경 본문의 목적 혹은 의도를 주해 과정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무튼 본문을 사상적 단위만이 아니라 본문의 목적, 기능, 의도를 고려한 소통 단위로 보아야 한다는 김 박사의 주장은 주지주의적 성경해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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