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적 주석(Eisegesis)으로 본문을 자신의 뜻대로 이용하는 설교학적 여로보암의 죄

요즈음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전 총장 고세진 목사의 설교가 뜨거운 감자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기자가 보도한 “명성교회 설교 ‘그래, 우리 세습이다! 어쩌라고?‘” 라는 기사 때문이다. 다음은 박 기자가 요약한 고세진 목사의 설교 내용이다.

뉴스앤조이가 공유한 “그래, 우리 세습이다! 어쩌라고?” Youtube 동영상 갈무리

"그런 면에서 우리 교회는 세습인 것이다. 오는 세대에 이 교회를 물려주어야 한다. 자녀들이 다 여기서 자라고, 또 우리 자녀들의 자녀가 여기서 자란다. 창세기에 나와 있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처럼 영원히 이 교회에서 자녀들을 낳고 기르고 낳고 기르고. 그래, 우리 세습이다. 왜? 뭐 어쩌라고? 뭐 어쩌라고?

성경을 보니까 하나님과 예수님이 승계했다. 하나님이 하는 일을 예수님이 받아서 했다. 만약 하나님하고 예수님과 관계가 끊어지면 어떻게 하나. 기독교가 꽝이 된다. 기독교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왜 원로목사하고 담임목사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것인가. 무엇 때문에. 그분들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아니,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런 좋은 교회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과 악을 섞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절대적으로 막아 내야 한다. 여러분들이 신앙생활을 잘했기 때문에 우리 교회가 있는 거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바란다. 감격스럽게 생각하기 바란다. 은혜스럽게 생각하기 바란다. 일치단결해서 우리는 이 교회를 지켜야 한다."

"어디서 김하나 목사 같은 분 못 모신다. 인물 그만하면 됐고 가문 좋고 설교 잘하고 영어도 본토인하고 똑같고 세계성이 있는 분이다"며 김하나 목사 청빙에 대해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야 한다.“

기자는 설교 전문을 들어보기 위해서 명성교회 홈페이지를 방문했으나 해당 설교는 올라와 있지 않았다. 어떤 말이든 일부분을 편집해 놓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전체의 맥락에서 그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를 고려해야만 그 말의 참된 의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 할지라도 고세진 목사가 설교 중에 언급한 말들은 문제가 많아보인다.

도대체 어떤 본문으로 이런 설교를 했을까? 아쉽게도 박요셉 기자의 기사에는 설교 본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7월 29일 명성교회 1부 예배에서 '선과 악을 섞지 말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고만 돼있다. 명성교회는 '선'이고, 명성교회를 공격하는 사람은 '악'이라고 설교했다고 한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곧 악의 세력이라는 의미의 설교였다는 보도다.

편집된 설교 동영상에 의하면 고 목사가 설교 중에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구절을 언급한다. 창세기 9장 1절 말씀이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고 목사는 이 본문을 명성교회 교인들이 명성교회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으로 적용했다. 그러면 명성교회 교인들 중 다른 교회로 이동하는 분들은 어떻게 되는가? 명성교회 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가? 과도한 자의적 해석이다.

고 목사는 예루살렘에 가서 히브리어를 14년이나 공부했다고 하는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은 한글만 잘 읽어도 금방 그 뜻을 알 수 있다.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하신 말씀이니 모든 인류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굳이 교회에 적용하려면 명성교회 교인 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 교인들이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전해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고 목사는 설교학적으로 본문과 전혀 상관없는 설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고 목사의 다른 설교 영상들을 살펴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성경이 설교를 지배해야 하는데, 나의 생각과 입장이 성경 본문을 지배한다. 성경 본문을 주해(Exegesis)해서 설교해야 하는데 본문에 자신의 주장을 삽입하는 자의적 주석(Eisegesis)으로 본문을 자신의 뜻대로 이용하고 있다. 설교학적으로 심각한 문제요. 설교학의 치욕이다. 설교학적으로 자의적 주석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열왕기 시대에 북 이스라엘의 왕들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벗어날 수 없었던 죄악이 있었다. 그것은 북이스라엘의 초대왕 여로보암의 죄이다. 열왕기상 14장 16절에 “여호와께서 여로보암의 죄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을 버리시리니 이는 그도 범죄하고 이스라엘로 범죄하게 하였음이니라 하니라”고 말씀한다. 여로보암 자신만 범죄한 것이 아니라, 그의 후대 왕들과 북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을 범죄하게 했다고 말씀한다.

여로보암의 죄는 무엇일까? 열왕기상 12장 27절-29절에 잘 나타난다. “만일 이 백성이 예루살렘에 있는 여호와의 성전에 제사를 드리고자 하여 올라가면 이 백성의 마음이 유다 왕 된 그들의 주 르호보암에게로 돌아가서 나를 죽이고 유다의 왕 르호보암에게로 돌아가리로다 하고 이에 계획하고 두 금송아지를 만들고 무리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다시는 예루살렘에 올라갈 것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올린 너희의 신들이라 하고 하나는 벧엘에 두고 하나는 단에 둔지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면 구약의 제사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드려야 한다. 그러나 북이스라엘의 왕이 된 여로보암 입장에서보면, 자신의 백성들이 제사를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것은 막아야 할 일이된다. 그들의 마음을 유다 왕 르호보암에게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예루살렘에서 제사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꾸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북이스라엘에 속한 단과 벧엘에 두 금송아지를 만들어 두고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올린 너희의 신들”이라고 하면서 예루살렘에 올라갈 필요 없이 단과 벧엘에서 제사하라고 가르친다.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입장에서 교묘하게 바꾸어 버렸다. 설교학적으로 말하면 자의적 주석(Eisegesis)의 결과이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하나님의 의도(intention)’를 '인간의 의도'로 바꾸어 버린다. 이 죄가 북이스라엘을 망하게 한다. 북이스라엘의 어느 왕도 이 죄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자의적 주석의 죄는 이토록 무섭다. 이런 설교를 하는 목사가 있는 교회의 교인들도 북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뉴스앤조이가 공유한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에도 이와 관계된 지적들이 나온다.

“하나님 말씀선포하는 목사인지 아니면 개떡같이 빌붙어사는 빈대인지 한번 고민해보시고...”

“단결로 교회를 지켜야 한다? => 그렇게 하시면 또 다른 단결이 생길겁니다. 명성교회의 정체성? => 교회의 정체성이면 정체성이지 명성교회의 정체성은 또 뭔가요? 생육하고 번성하라? => 이건 왜 여기다 적용하나요? 교회가 생육하고 번성하는 곳입니까? 하나님 -> 예수님 승계, 동역? => 이건 또 뭔가요? 대체 신학 공부 하신분 맞습니까? 인물 잘났고, 가문 좋고, 설교 잘하고, => 그런걸로 따지시면 더 스펙 높으신 분 많을듯요. 아들을 잘 길렀다. 딸도 잘되고, 사위도 잘되고 => 그거랑 뭔 상관인데요? 잔소리하지 마라? => 바리새인들이 왜 욕을 먹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저런 설교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웃고 박수치며 아멘 하는 사람들도 대단한 사람들이네요.”

“성경적 가르침 하고 전혀 관계 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수많은 사람이 아멘! 아멘! 하네요”

“욕망은 더 큰 욕망으로. 자신의 기업이니 내려놓지 못하고. 자신의 사업을 확장시키는데 왜 복음과 주님의 이름은 파는 것인가!”

“고세진씨. 목사는 하나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람이지 돈과 권력에 아부하고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부끄러운줄 아시고 조용하십시요. 교회가 어떤곳인지 기본개념도 없이 믿음이 뭔지도 모르고 삼위일체교리도 파악이 안되는 그 머리로 액츠의 총장을 어찌 하셨습니까 당신이 액츠총장이었다는 것이 액츠인으로써 부끄럽습니다. 설교시간에 무슨 잡소리를 하는겁니까?한국교회의 현주소는 당신의 말을 통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하나님의 진노가 떨어지기전에 회개하십시요. 가슴을 치며 회개하십시요.”

고세진 목사의 설교와 이에 아멘하는 명성교회 교인들을 보면서 설교학적 여로보암의 죄, ‘자의적 해석(Eisegesis)’의 무서움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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