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생각의 속도’라는 말이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10년 전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회장이었던 빌 게이츠가 동일한 제목의 책을 쓰면서 유행하게 되었는데, “다가올 10년이 지난 50년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책의 첫 문장은 21세기의 미래상을 통찰한 명문(名文)이 되었다. 그만큼 세계는 오늘의 하루가 어제의 일주일에, 내일의 하루가 오늘의 일주일에 맞먹는 변화의 가속도를 밟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생각의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임에도 ‘이 사회는 정말 변화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역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의 변화에 내재되어 있는 긍정과 부정의 요소를 산술적으로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믿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변화의 궤도나 방향에 대해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은 세상의 급속한 변화에서 본능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속화로 흐르는 세상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사회 곳곳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변화의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세속화의 거대한 중력의 흐름을 돌이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헨리 나우웬이 이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성욕, 물욕, 일상사의 안락 그리고 세상의 권세에 대항하는 것은 엄청난 힘을 소비한다. 이러한 세속의 힘보다 열 배는 더 매력적인 것이 있지 않은 바에야 어떻게 계속 ‘No’라고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우리의 힘으로는 할 수가 없고, 예수님의 능력에 의지하는 수밖에는 길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자신을 길, 진리, 생명, 빛으로 은유하셨지만 우리를 향해서는 한번도 “너희는 세상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으시다. 그런데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그의 제자들을 향해서도 동일하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에는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길이나 진리나 생명은 될 수 없지만, 빛이신 예수님을 우리 속에 담기만 하면 소명자로서 세상의 빛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거대한 세속화의 물결을 돌이키는 길은 세상의 빛으로서 세상과 충돌하는 것이다. 악을 조장하고, 젊은 영혼을 타락시키고, 가정을 붕괴시키는 세상의 관습과 관행이라는 거대한 골리앗에 다윗의 물맷돌처럼 부딪혀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세상과 충돌하는 한 사람의 소명의식과 집중력이다. 제임스 돕슨은 포커스 온더 패밀리(Focus on the Family)를 통해 가정을 붕괴시키는 세속적인 관습과 충돌하였다. 그 결과 이 한 사람 때문에 미국의 수많은 가정들이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났다.

세속화의 바퀴로 질주하는 세상은 비범한 인물의 부딪힘으로만 멈추거나 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슨 트로트맨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샌디에이고의 항구에 들어오는 수병들이 술과 여자로 인생을 허비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암송하는 열두 성경구절을 나누거나 그들을 집으로 초청해서 예수님을 전했다. 그러는 동안 샌디에이고의 항구가 뭔지 모를 신령한 힘으로 변화되는 것을 본 사람들이 함께 동참하면서 네비게이토라는 선교단체가 창설되었고, 그 결과 절망으로 질주하는 수많은 인생들을 주님께로 돌이켰다.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과 충돌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세상의 빛으로 세상과 충돌하라. 여기에 세상의 약한 자인 우리가 세상을 이기는 진정한 영적 강자로 거듭나는 길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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