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 / 수필가, 서울영천교회 원로장로, 에피포도 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 고려문학상 대 상 수상, 에세이집 「고향의 강」, 크리스챤 한국신문 발행인,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역임, 한국교회평신 도지도자협회 대표회장 역 임. 고려문학회 회장 역임.

갑자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위대한 흑인 지도자였던 넬슨 만델라의 ‘용서와 화해’의 정치가 생각난다. 그는 1918년 7월 18일 태어나 2013년 12월 5일 서거했지만, 그의 ‘용서와 화해’의 정신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기리고 있는 아름다운 정신이다.

1948년 흑백의 분리정책인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시대(the Apartheid era)’에 남아프리카를 이끌고 희망과 정의의 상징이 된 세계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정치가로서 95세의 나이로 서거했지만, 그의 ’화해와 용서의 아이콘‘ 넬슨 만델라의 죽음을 세계 언론들은 애도했다.

만델라는 반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전개하다가 투옥되어 27년을 감옥에서 지냈다. 런던과 전 세계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과 ‘만델라 석방’을 외쳤다. 1993년 만델라는 석방됐고, 1994년 남아공 최초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평등 선거 실시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만델라 대통령은 백인에 대한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고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설치하여 7,112건의 사면 요청과 849건의 사면을 처리하여, 과거사를 청산하고 흑백갈등이 없는 국가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NELSON MANDELA

만델라는 처벌과 보복의 잔인한 쾌감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을 끌어안는 정치인으로서 용서와 화해를 선택했다. 참된 자유를 구가하는 정치인에게만 가능한 ‘용서와 화해’의 정치가 만델라의 정신은 오늘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 같다. 남아공의 백인 소수의 통치하에서 수 세기 동안 엄청난 억압과 고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수가 없는 나라를 주장했던 만델라 대통령은 분노와 한을 품은 사람들에게 국민통합과 국가 미래 역사에 정치적 실천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만델라는 정작 자신은 거칠게 살았지만, 그의 정치는 유연한 겸손과 온유였다.

‘용서가 없는 미래는 없다’(1999) 데스몬드 투투는 책을 내놓았다. 오늘의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생각하면서 가슴 깊이 밀려오는 만델라의 ‘용서와 화해’라는 의미심장한 주제는 어느 날의 우연한 독백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문재인 정부는 남북을 넘어 세계를 향하여 ‘평화’를 외치고 있으나, 과연 어떤 평화를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만델라 대통령처럼 모든 것을 다 떨쳐버리고 먼저 ’용서와 화해‘의 길을 찾는 것이 평화가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적폐청산‘이란 과거에 얽매여 미래와 내일에 대하여 불확실한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지난날의 원한과 분노가 있을 수 있고, 더구나 정권이나 정치인에게는 참을 수 없는 복수심이 자리 잡고 있겠지만 만델라 대통령처럼 용서와 화해로서 과거를 청산하고 새 출발 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박수를 받을 만하지 않을까.

한국교회도 오늘의 시점에서 깊이 반성하고 예수그리스도의 ‘원수사랑’과 ‘죄인을 용서’ 하시는 성경적인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고,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여 분쟁과 분열로 혼란한 이때에 사탄은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교회 강단에서 ‘사랑’을 외치고 ‘관용과 용서’를 부르짖고 있지만 여차하면 고소와 고발을 일삼는 지도자들이 허다하다. 명예와 욕심으로 가득 찬 지도자들의 정치 행각이 교단과 연합을 해치고 있으며, 교회와 성도들을 선동하여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지도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서글픈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만델라와 같은 용서와 화해가 있었다면 ‘건국 대통령 기념관’도 건립하고 역대 대통령 기념박물관도 세워서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지난날의 공로는 깡그리 무시하고 너도, 나도 물고 헐뜯는 상황으로 암담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성경은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라고 했다. 이것이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아이콘’일 것이다. <김형원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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