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욱 목사(하나교회 담임, 미래교회포럼 대표회장)

때로는 나보다 남이 나를 더 잘 알기도 합니다. 한때 교회 생활을 함께했던 이가 나에게 “목사님은 ‘천지에 있는 이름 중 귀하고 높은 이름, 주 나시기 전 지으신 구주의 이름 예수’(80장) 찬송을 제일 많이 부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기침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말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찬송도 표가 났었나 봅니다. 그 찬송의 마지막 가사는 ‘내 귀에 들린 말씀 중, 귀하신 이름 예수’입니다. 정말 예수님이 귀하시고 좋습니다.

신학대학원 재학 중에 결혼하는 이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동기생들이 축가를 할 때면 우리는 언제나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94장)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 찬송은 당시 우리의 신앙고백으로, 동기생들의 목사 위임식이 있을 때도 계속 불렀습니다. 돌이켜보니 SFC 시절 특송을 할 때도 주로 그 찬송을 불렀습니다. ‘이 세상 부귀와 바꿀 수 없네…. 이 세상 명예와…. 이 세상 행복과 바꿀 수 없네….’ 그런 찬송을 즐겨 불렀던 그 시절은 그만큼 순수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의 때가 덜 묻었던 것 같습니다.

‘내 진정 사모하는 친구가 되시는 구주 예수님은..’(88장) 도 청년 시절에 좋아했던 찬송 중의 하나였습니다. 가사 중에 ‘내 맘이 아플 적에 큰 위로되시며, 나 외로울 때 좋은 친구라…. 온 세상 날 버려도 주 예수 안 버려, 끝까지 나를 돌아보시니….’를 통해 힘들었던 청년기에 큰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도 종종 부르며 좋아합니다. 이 찬송은 ‘이 땅 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라는 고백으로 끝납니다. 그런 점에서 앞의 찬송들과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말 세상에 둘도 없으신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이십니다.

성탄절이 가까울 때 즐겨 부르는 찬송은 ‘온 세상이 캄캄하여서 참 빛이 없었더니, 그 빛나는 영광 나타나 온 세상 비치었네’(84장) 입니다. 이 찬송의 출처는 불확실하지만, 신정 찬송가(1931년)에 실린 것이 처음이라 합니다. 모르긴 해도 당시 일제의 강압 통치 아래 있었던 세상은 짙은 흑암이었을 것입니다. 그 시대의 신앙인들은 메시아를 기다렸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을 학수고대하였을 것입니다. 근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이 그립습니다. 세상의 소망은 오직 우리 주 예수님이십니다.

언젠가 대표기도를 했던 친구가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진솔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습니다. 귀하시고 좋으신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314장) 찬송을 즐겨 부릅니다. ‘내 진정 소원이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더욱 사랑….’ 2018년 성탄절을 맞습니다. 예수님을 더욱 사랑하고 싶습니다. 2018년이 저물어 갑니다. 2019년 새해에는 지금보다 더 예수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훗날 묘비에 ‘평생 예수님을 사랑했던 사람 ㅇㅇㅇ’이란 글귀를 남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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