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아름다움으로 승화한 파샤바]

카파도키아(Cappadocia)는 막막하리만치 너른 벌판에 솟아오른 기기묘묘한 기암괴석들이 사람들의 정신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길고 긴 시간 동안 자연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지만 마치 계획을 가지고 누가 만들어 놓은 것처럼 신비한 골짜기입니다.

수천 년 전 에르시예스 산(Erciyes 3,916m)에서 격렬한 화산 폭발이 있은 후, 두꺼운 화산재가 쌓여 굳어갔습니다. 그 후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모래와 용암이 쌓인 지층이 몇 차례의 지각변동을 거치며 비와 바람에 쓸려 풍화되어 갔습니다. 노아 홍수 때 이 지역도 물이 들어찼다가 빠지면서 기기묘묘한 모양을 만들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응회암은 인간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굴을 팔 수 있을 만큼 부드럽습니다. 날카로운 돌만으로도 절벽을 뚫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훌륭한 요충지가 되어주었습니다. 이 바위촌의 첫 입주민들은 로마에서 박해를 피해 건너온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암벽과 바위 계곡 사이를 파고 깎고 다듬어 교회와 마구간이 딸린 집들과 납골소와 성채를 만들고, 지하도시까지 건설했습니다. 결국 카파도키아는 자연과 인간이 공들여 함께 만든 걸작품으로 남았습니다.

카파도키아 지역은 예부터 동양과 서양을 잇는 중요한 교역로였습니다. 하나의 제국이 일어설 때마다 카파도키아는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기원전 18세기에 히타이트인들이 정착한 이후, 페르시아, 로마, 비잔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차례로 이곳을 점령했습니다. 로마와 비잔틴 시대에 기독교인들의 망명지가 되었던 이곳은 4세기부터 11세기까지 기독교가 번성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대부분의 암굴교회와 수도원들은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할 것입니다.

파샤바는 지도상에서 갑바도기아 위쪽에 위치하고 열기구 타는 곳은 그 중간에 위치합니다. 파샤바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이버섯과 매우 비슷한 버섯바위가 펼쳐져 있는 골짜기입니다. 그래서 버섯바위 골짜기라고 부르기도 하고, 현지 사람들은 버섯바위에 요정들이 살고 있다고 믿어 '요정이 춤추는 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우뚝 솟은 바위가 마치 장군처럼 서있다고 해서 장군바위라고도 합니다.

또한 로마의 핍박과 환란을 피해 신앙생활에 몰두할 것을 주장한 고대 수도사가 살았던 바위가 있어 '수도사의 골짜기'라고도 합니다. 버섯 모양의 독특한 바위는 이곳 특유의 지층 특징 때문에 생겨났을 것입니다.

이곳의 특별한 모습 또한 환경의 많은 변화(고난)에 따라 씻기고 깎이어 오늘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았다면 이곳에서 은신하며 신앙을 지키던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받은 고난으로 인하여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복음이 전했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버섯 모양의 독특한 바위를 보면서 생각나는 것이 없는가요? 우리 어릴 때 보았던 스머프라는 만화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확인되지는 않지만 스머프의 작가가 이곳에 와서 영감을 얻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영화 스타워즈의 배경지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동굴을 파고 숨어서 신앙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고난의 세월을 견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빌립이 순교를 당한 히에라볼리(파묵칼레)를 향하여 갑니다.

이 기사의 내용은 네이버 지식백과 등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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