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정신이 투철한 리더들은 "틀을 깨고 생각하라"는 말을 자주한다. 내가 즐겨 내는 퀴즈가 있다. 다음의 숫자 중에서 가장 다른 것은 어떤 것인가?(1)1, (2)13, (3)31. 어떤 것을 선택했는가. 아마 대부분은 1과 13, 31 중 다른 점이 무엇인가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러나 각 항목의 번호로 주어진 (1), (2), (3)을 무시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만일 항목의 번호를 포함해서 문제를 풀었다면 어렵지 않게 (2)번을 선택했을 것이다. 여기에 나온 숫자 중 유일한 짝수는 2였기 때문이다. 이 퀴즈를 고안한 사람의 설명에 의하면 우리는 괄호 속의 숫자를 '문제 밖의 부분'으로 보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이 가정을 깨고 그 부분을 문제풀이의 핵심으로 보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틀을 깨고 생각하는 제자'가 되라고 하셨다. 기억하는가. 베드로를 배 밖으로 불러내신 것을. 베드로는 안전한 배에서 나와 물위를 걷는 모험을 감수했다(마 14:22∼33). 물론 몇 발자국을 떼지 못하고 물속으로 빠졌지만 베드로는 '보는 것으로' 살지 않고 '믿음으로' 살려고 시도했던 것이다(고후 5:7).

하나님은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역사하신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배 안에서뿐만 아니라 배 밖에서도 만나신다. 성령님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교회 안팎의 변화를 읽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밖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파괴되는 환경, 악화되는 경제, 만연되어가는 혐오범죄, 편중되는 부, 무력해지는 정치, 기술만능의식, 혼돈 속에 빠진 가치관, 외면당하는 교회 등.

교회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교회의 방향을 바로잡게 해 주는 정보가 되어야 한다. 이는 '프레드(Fred)'라고 불리는 보잉 747의 관상항법장치의 작동원리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프레드는 외부 환경과 자신의 위치를 서로 교환하면서 미리 정해진 비행 계획과 일치하지 않을 때 항로를 수정하게 해 준다. 기내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 밖의 상황이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제 틀을 깨고 생각해보자. 교회 밖에서 벌어지는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라면 교회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사회와 문화 속으로 뛰어 들어가 그 변화를 체험하며, 그 변화들을 포함시켜 성경을 다시 읽어보자.

교회는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곳에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하나님은 교회 안팎에서 일하신다. 성경적인 믿음은 교회를 세상과 분리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 속을 섬기는 교회가 되도록 한다.

"길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지 말라. 대신 길이 없는 곳으로 가라. 그리고 자취를 남겨라"라고 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을 기억해보자.

번역·정리=김영래 스피릿벤처미니스트리스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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