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일각에서 목회자의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년연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옛날보다 건강이 좋아졌고 수명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비록 극소수 목회자들의 주장이지만, 이런 논의 자체가 교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알았으면 한다. 여기서 목회자들의 정년연장 논의를 교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교인들의 입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목회자들이 세상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교인들은 목회자의 정년연장 논의를 목회자들의 이기주의요, 목회자가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목회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세상에 목회자 외에 정년이 70세인 직업이 어디 있는가? 일반인들은 50세 후반만 되어도 직장에서 밀려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목사들은 70세까지 시무가 보장된다. 물론 일반 직종과 목회는 서로 단순 비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지만, 교인들의 입장에서는 70세 정년도 너무 길다고 느낀다는 것을 목회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목회자들이 사람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 중에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예외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60세 이상이 되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 나이에도 단순노동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정신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학자나 목회자들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겉 사람은 낡아지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라는 말씀으로 반박할지 모르나 이는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지 누구나 그렇게 된다는 말씀은 아니다. 몸이 약해지면 영적으로 강해진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몸이 건강하다고 영적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목회자들이 자신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교인들로부터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교인들은 힘들어하는데 목회자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목회자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 더 경건하고 원숙한 목회를 하게 된다고 말하는 목회자들이 있지만, 교인들이 느끼는 것은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목회자들이 나이가 많아지면 말씀이 약해지고 욕심이 많아지며 리더십에 융통성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역시 개인적으로는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러하다는 평가다.

은퇴했다고 해서 주의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역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 많은 교단들에서는 은퇴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금하고 있지 않다. 은퇴를 핑계로 주의 일에서 손 떼는 것이 문제다. 하여간 목회자들의 정년문제는, 연장이든 축소든, 목회자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논의하고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또 되지도 못할 일을 거론했다가 오히려 교인들로부터 오해만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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