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봄 / 오명숙(복음자리교회 권사/ 시인)
2020년의 봄은 애처롭다
아지랭이 피어나며
새싹 올라오려 하는데
마스크 속에 파묻힌 사람들은
조금도 설레지 않는다
보이는 눈은 불안해 보이고
보이지 않는 입은 웃지 않는다
재채기마저 눈치를 보며 뒤돌아서서 힘겹게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교인들은 교회에 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누구를 탓하지 않고
서로 배려하며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무엇보다도 감당할 시험만 허락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믿기에
이 봄이 가기 전에
마스크 벗고 활짝 웃을 그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