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나의 산(山)이십니다

오병욱(하나교회 담임목사)

우리교회 앞에는 봉서산이 있습니다. 아침, 저녁 틈날 때마다 찾아갑니다. 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내가 찾아주지 않아도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예고도 없이 불쑥 가도,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반겨줍니다. 그런 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내게 산과 같은 분이십니다. ‘주님은 산 같아서’ 하는 찬양도 있습니다. “주님은 산 같아서 여전히 그 자리에 계셔 눈을 들면 보이리라….” 하는 가사가 특히 마음에 와닿습니다. 내가 주님을 떠났을 때도 주님은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시다가, 내가 돌이키면 얼마든지 또 환영하여 주십니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항상 같은 모습으로 있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산은 ‘지루함’ 그 자체일 것입니다. 산은 갈 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봉서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지들만 앙상하였습니다. 그런데 4월이 되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의 꽃들이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예수님도 내게 그러셨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어머니’처럼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중고등부 때는 죄인인 나의 ‘구세주’이셨습니다. 청년시절에 만난 예수님은 외로운 나의 ‘친구’이셨습니다. 목회자로 만난 예수님은 나의 ‘멘토’가 되어 주셨습니다.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성도들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본이 되어 주셨습니다.

‘성탄절의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구유에 있어서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했지만, 아는 이들은 동방에서 와서 경배를 드렸습니다. ‘사순절의 예수님’은 <고난의 메시아>이셨습니다. 죄인을 사랑하셔서 십자가까지 지셨습니다. ‘부활절의 예수님’은 <승리하신 왕>이십니다.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산 같으신 예수님은, 또한 달을 닮았습니다. 한결같은데, 늘 새롭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산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언제나 거기 있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찾아올 때 기다렸다는 듯이 맞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좋은 선물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십자가를 지기도 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처럼 죽지는 못해도 말입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부활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감히 합니다. 나를 통해 누군가가 조금의 생기라도 회복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산을 닮은 달이 되고 싶습니다. 한결같으면서도, 늘 새로운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변화무쌍하시면서도 한결같으신 예수님이, 내게 그런 분이 되어 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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