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는 4월7일에 CBS에서 가졌던 인터뷰에서 “"생명 무시하며 부활절에 모여 예배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예배가 아니며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라고 한 말 때문에 교계가 아주 시끄럽다. 그러나 이 말은 앞뒤 문맥을 무시하고 CBS가 보도하면서 갖다 붙인 아주 자극적인 제목일 뿐이다. 시청자나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들을 크게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은 언론이 가진 나쁜 속성이다. 특히 유튜브 방송들은 아예 거짓까지 섞어 자극적인 제목들을 갖다 붙이고 사람들을 현혹한다. 우리는 CBS까지 이런 속성을 보이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람들이 비난하고 있는 손 박사의 말은, 인터뷰 내용의 진행을 따라 전체를 들어보면, 당연하고 옳은 말들이다. 특별히 위의 말은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과 코로나 당국의 방역조치를 무시한 일부 교회들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나온 말이다. 곧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예배드린다고 하면서 생명의 위험을 무시하면서까지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이 과연 기뻐 받으시겠느냐는 것이다.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기보다 오히려 비난을 받게 만드는 예배는 생명의 하나님께 대한 반역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그리고 생명은 자유보다 앞선다는 말은 지극히 성경적인 사상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는 생명이다. 모든 생명을 다 귀하게 여겨야 하지만 특별히 인간의 생명은 그 어느 피조물보다도 존귀하다. 인간이 그 어떤 피조물들보다 존귀하다는 근거는 첫째는 창조이고, 둘째는 속량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시되 그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셨다. 그리고 인간이 타락하여 생명을 잃었을 때 하나님은 그의 독생하신 아들을 보내셔서 인류를 속량하게 하셨다. 우리가 사람들을 볼 때 언제나 이 두 가지 안목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

생명과 관련하여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말씀은 요한복음 10장 10절이다. 예수님은 “도적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들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니라”고 하셨다. 그는 우리에게 생명을 얻게 하시려고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은 대속적 고난과 죽음의 열매이며 속량사역의 완성이요, 믿는 자들에게 영생을 약속하는 언약적인 사건이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의 특징은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신본주의를 내세워 개인의 생명과 인권을 경시한다. 심지어 신앙을 빙자하여 사람들의 재산과 생명을 빼앗고 훼손시키기까지 한다. 신본주의란 하나님만 존중하고 사람은 무시하는 신앙이 아니다. 곧 신앙을 빙자하여 사람의 생명과 인권과 자유를 훼손한다면 그것은 종교가 아니라 악한 사이비 집단이다. 고대에는 신을 섬긴다며 자녀를 불에 던지는 인신제사까지 했다.

참된 신본주의는 하나님을 사랑할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이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상이다. 성경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자기중심이 아니라 이웃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고 이웃의 복지를 위한 수난이며 희생이다. 성경은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요1서 4:20)고 했다.

그러나 손 교수의 인터뷰 내용에는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코로나 방역과 관련하여 한국교회의 90% 이상은 방역당국에 적극 협력하며 그 지침을 따라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고, 부활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침에 따라 좌석까지도 2미터 이상의 간격을 두며 조심스럽게 모여 예배를 드렸다. 곧 일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교회당에 100명 남짓의 교인들이 모이도록 교인 수를 제한하여 예배했다. 이런데도 신천지와 같은 이단 교회들과 종교의 자유를 빙자하여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한두 교회들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당국자들이나 일반인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바가 없지 않다. 신천지에 대한 국민적인 혐오감을 이용하여 종교의 자유에 대한 제재를 예사롭게 생각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자치단체장들 중에는 신천지에 구상권을 발동하겠다느니, 심지어 해체시키겠다느니 하는 말을 예사롭게 하고 있다. 신천지가 코로나19를 일부러 퍼뜨렸다는 것인가? 이단종교라고 해서 다수 국민들의 지지가 있으면 해체시킬 수도 있다는 말인가?

기독교 지성인들이 무조건 교회의 타락만 지적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자신도 교회에 속한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교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교회의 진정한 부흥과 갱신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비난과 비평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삼이사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지도자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그런데 교회지도자들이 책임적인 자세는 갖지 않고 비판만 하면 안티크리스천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하고 저들의 활동을 방조하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우리는 자유권이 생명권을 앞설 수 없다는 손봉호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또한 한국교회에 희망을 주는 따뜻한 충고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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