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며 세계 방역의 표준국가, 최고국가가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자신에 찬 연설이 미디어를 타고, 학교들이 개학을 앞두고 분주해진 사이에 서울 이태원에 소재한 동성애자들이 드나드는 클럽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50명을 넘어서는 바람에 곳곳에서 여기저기를 향한 비난의 소리가 들끓고 있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하여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여러 가지 사태를 겪고 있다. 그중에서도 질병관리본부의 여성 본부장이 매일 시종일관 차분하게 사태를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 외신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이태원 클럽 사태가 터지자 금세 정 본부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사태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의 인내심이 말라가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의 끝판에 등장한 이태원 사태를 다루는 정부의 모습, 특히 정세균 총리의 모습은 정말 우리를 실망스럽게 만든다. 이태원 클럽들이 동성애자들이 드나드는 게이바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지금까지 신천지, 교회, 콜센터 등등 곳곳에서 일어난 집단 감염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조사하고 동선을 공개하던 것에 대하여 아무 소리 하지 않던 자들이 게이바에서 감염된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하려 하자 대놓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클럽 출입 시 작성한 명단에 기록된 연락처가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 2천여 명에 가까운 사실이 드러났다. 클럽에 다녀온 사람들이 수천 명에 이르고 소재파악이 되지 않는 자들이 다수인 상황은 감염방지 대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다. 게다가 밝혀진 자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조차 사생활 침해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YTN 5월 10일 뉴스 갈무리

더욱 놀라운 것은 정세균 총리의 발언이다. 10일 저녁 뉴스는 정 총리의 발언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정총리, ‘특정 커뮤니티 비판, 방역에 도움 안 돼‘” 그가 말하는 특정 커뮤니티는 이태원 클럽이 동성애자 클럽이라고 밝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로 보인다.  그런데 이 발언은 앞선 3월 23일 교회를 향한 그의 발언과는 너무 다르다. 

감염환자가 단 한 사람도 생기지 않은 사랑제일교회의 주일예배를 두고 그가 한 말은 이랬다. "방역지침을 위반한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에 대해 집회금지명령 등 단호한 법적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특정교회 이름을 말하며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그런데 그는 왜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시점에 국민들을 배신한 클럽, 집단 감염 예방조치를 따르지 않고 거짓 기록을 남긴 클럽과 클럽 출입자들을 향하여 ’단호한 조치‘는 언급하지 않고 ’비판하지 말라‘는 말부터 하고 있는가? 도대체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누구를 무서워하고 있는 것인가?

한 사람이나 정부에 대한 신뢰는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한 나라의 총리가 어떻게 한입에 두말하는가? 신천지에서, 그리고 이어 소수의 교회에서 초기에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정보의 부족으로 감염사례가 나타났을 때 벌떼처럼 일어나 교회를 비난하고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총리까지 나서더니, 어떻게 이태원 사태에는 총리가 동성애자 방어벽부터 치고 나서는 것인지 평범한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정 총리는 도대체 어떤 국민을 위하는 누구의 총리인지 분명히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특정교회를 찍어 비난한 자신의 과거 행위에 대해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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