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덕암교회 담임목사)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참 많이 염려하고 근심했더랬습니다. 이 땅의 지도자들에 대해 분노하고, 잘못된 정책들에 대해 많이 속상해했습니다. 이렇게 많이 국가와 정책을 생각하며 고민해본 것은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십여 일 전부터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관절들에 통증이 오고 몸도 상쾌하지가 않았습니다. 성경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잠언17:22)

그래서 방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근심을 털어버리고 하나님께 이런 모든 문제를 내어놓고 기도하기로 말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특히 어버이날이 있는 이번 한 주간은 참 여러 가지로 인해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이제 별세하셔서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님, 아버님 생각을 참 많이 했더랍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그분들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때 그 마음이 어떠했을까를 곱씹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자식으로서 나는 부모님들께 얼마나 해드렸는가를 점수로 계산해본다면 아마도 낙제점수를 못 면할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부모님에 대한 노고에 대해 생각조차 제대로 못 했던 것 같습니다.

힘든 경제적 여건 속에서 대학을 다니면서도 그분들의 마음을 읽는 데는 부족했고,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여전히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더랬습니다.

늘 부모님은 내가 생각지 못할 만큼의 마음을 가진 분으로 여겼고, 참 담담해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님 돌아가시던 날, 누이동생이 한 말이 평생 뇌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날도 어머님은 동생에게 혼잣말하시듯이

“아 ~ 돈 좀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고 했습니다.

사진@ 박영수

40이 넘어 사업을 정리하고 장로 직분으로 섬기던 서울의 어느 교회를 떠나 가난한 농어촌교회 목회자의 사모로서의 삶을 살아오신 내 어머니….

손이 발이 되도록, 피가 맺히도록 농촌 교회를 섬기시며 밭을 일구고 감자를 심으시던 내 어머님의 노동 이유를 저는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애써 농사에 매달리신 이유는 어머님의 취미도 부지런함도 아니라 경제적인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8남매를 키우시기 위해 겪으신 어머님의 그 노고가 60이 다 되어가는 이제야 가슴에 조금씩 조금씩 저며옵니다

이번 주에는 ‘복있는 사람’ 아모스서를 읽고 큐티를 하면서 내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자꾸만 더 깊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무렵에는 겨우 학교에서 권하는 카네이션 하나 달아드리는 것이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최선인 듯 그렇게 살았더랬지요.

고등학교 이후는 가끔 용돈 모아 어머님께 싸구려 브라우스 하나 사드렸더랬는데... 나로서는 최선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님은 그렇게 기뻐하는 얼굴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그나마 아버지께는 더 마땅히 해드릴 수(?) 있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한들 정말 내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렸던 것이었을까를 곱씹어 보면 모든 것들이 다 아니었던 것만 같아 마음이 아리고 또 아립니다.

 

북이스라엘 백성들은 참 열심히 종교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일 년에 한번 드리라고 한 매년제(삼상1:21)를 매일 아침 드렸다고 했습니다. 구제를 위한 십일조는 3년에 한번 드리라고 했는데 3일에 한 번씩 드렸다고 했지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그들의 행동을 보시며 ‘죄를 더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아 이것이 너희가 기뻐하는 바니라”

그렇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단지 ‘자신들의 만족’을 위한 제사였습니다.

그런 그들의 대가는 수많은 징계와 기근 전염병 그리고 재앙이 되어 돌아왔지만,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자기들의 만족만을 위한 ‘종교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은 아모스를 남 유다에서 북이스라엘까지 보내어 그들을 책망하시고 “내게로 돌아오라”고 하십니다.

 

아 ~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도 우리 부모님과 다르시지 않으심을 느낍니다.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섬겼던 부모공경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내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을 먼저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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