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COVID-19로 두 달째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학생을 잠시 만나며, 첫 시집에 실린 '학교가는 길'을 생각했습니다.
내 고향 유년 시절
학교 가는 길이 눈에 어린다
소학산 어서 오라 우리를 부르고
다람산 힘내라 응원하는데
소풍 즐기다 때로는 마라톤 경기
그렇게 매일 7km 걸으며 달리며
단련한 무쇠 다리
철 따라 온 산은 새 옷을 갈아입고
동백이 지나가면 매화가 오고
개나리지면 이어 진달래
살구꽃 벚꽃이 순서대로 방긋방긋
봄마다 만나는 손님은 순서대로 온단다
드문드문 화물자동차 먼지 흩날리는
함께 걷는 길 신작로
때로 이야기 보자기 풀어 우리의 하늘을 열고
때로 다투며 너의 하늘을 닫았다
내 고향 유년 시절
학교 가는 길
친구들과 매일 소풍가던 길
이제 먼 풍경으로 남았다
-'생각의 그물'(2015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