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우 박미란 선교사의 여섯 번째 선교편지

 

할렐루야!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선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그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소식을 전하지 못하였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지나 하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고 살과 같다는 말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하는 요즈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으로 삶의 많은 부분이 정지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전능하심은 변하지 않음을 믿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 모든 일을 통하여 영광 받으실 줄 믿습니다. 부디 모든 성도님께서도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믿으며 감사함으로 하나님과 동행하실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1. 필리핀 세부에서의 사역

*현지교회(가칭 맘발링 리본중앙교회) 건축

지난 연말 보내드린 선교편지에서 언급한 바 있는 교회건축에 대한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오랜 시간 기도로 준비하였던 교회건축이 하나님의 은혜와 예정하심 가운데 시작되었습니다. 땅은 매입이 불가한 지역이라 건물사용권을 구입한 후 사업자를 선정하여 건물 리모델링을 시작하였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사역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제가 존경하던 목사님의 가족들께서 기념교회 건립을 원하시며 건축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지원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할렐루야!

또한, 감사한 것은 뜻밖에도 맘발링에 세워질 교회가 한국의 모대학 교수님들의 프로젝트와 연결이 되어 교회 실내 인테리어의 일부를 최첨단으로 시공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선교지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인테리어가 시범적으로 세부 맘발링 지역교회에 시행이 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맡아주실 교수님들은 앞으로 건축될 세부 맘발링 교회를 전 세계 선교지 교회 인테리어의 롤 모델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두 분의 교수님(이태희, 강계숙 교수님)과 건축사무소 실장님(정한담 실장님)께서 현장을 다녀가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들로 하여금 더 많은 기도와 준비를 요구하시는 듯합니다. 교회건축의 순조로움을 자만한 저와 맘발링 교회 형제자매들을 책망이라도 하듯 교회 건물 리모델링 약 30% 진행된 상황에서 하나님은 교회건축을 중단하셨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으로 교회건축이 무기한 중단된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은 헌당예배를 드렸을 겁니다. 그럼에도 현지교회 형제자매들이 삼삼오오 가정에서 모여 예배를 잘 드리고 있는 모습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내오고 있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이 모든 과정 또한 계획하시고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교회를 세우기 위한 시간을 우리에게 허락하셨음을 믿습니다. 이를 위해 성도여러분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현지 구제사역

갑작스러운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은 이곳 필리핀 현지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언제 이 사태가 멈출지 모르는 상황 가운데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염병 창궐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가 사역하는 맘발링 마을은 장갑차가 주둔할만큼 마을 외부로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될 만큼 수많은 확진자가 나왔고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그 와중에 마을 경계선을 몰래 빠져나오던 주민 한 명은 군인이 발포한 총에 의해 사살되기까지 하였다는 이야기를 현지 전도사로부터 들었습니다.

필리핀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세부시티가 가장 강력한 자가 격리와 지역봉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20세 이하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3개월째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행정명령이 시행중입니다. 이 행정명령은 아마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해제될 듯합니다.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현지주민을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과 식료품이 나오긴 했지만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곳 필리핀은 신부나 목사 등 성직자에 대한 존경이 아주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목회자인 저의 경우 신분을 밝히면 특별한 검문 없이 지역을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줍니다. 그래서 지난 6월 중순 제가 가끔씩 돌아보는 또 다른 선교현장인 까레따(무덤을 집으로 삼은 사람들의 마을) 지역으로 구제물품을 구입하여 전달하였고 맘발링 지역은 갈 수가 없어 현지 지도자를 통해 구호품을 전달하였습니다.

앞으로 몇 달동안 이러한 사태가 이어질지 알 수가 없지만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이 모든 일 가운데 선하게 인도하셨음을 고백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한국에 계신 성도님들께서도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시부한인교회(Cebu Korean Church) 협력목사 사역

강화된 격리로 인해 많은 교민들이 본국으로 완전 혹은 임시철수 하였습니다. 또한 특별기를 이용해 지금도 세부를 떠나는 발걸음들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가 현재까지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필리핀으로의 입국을 막고 있는 실정이라 한 번 출국을 하게 되면 언제 다시 필리핀으로의 입국이 될지 모르는 답답한 상태이기에 일부 교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격리강화에 따른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이 곳 필리핀의 실정이기도 합니다.

지난 3월 마지막 주일부터 지금까지 한인교회 또한 현장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곳 한인교회 역시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면 현장예배를 드릴 때보다 훨씬 사역이 많아집니다. 설교와 예배 콘티를 준비한 후 영상을 제작, 편집, 유튜브에 예배 영상을 업로드하는 일까지 혼자서 맡아 하다 보니 일주일에 2~3일은 거의 밤샘을 합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예배영상까지 만들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한 주간이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그리고 새벽기도를 강조하시는 담임목사님의 뜻에 따라 주일을 제외한 6일 내내 새벽기도를 나가 음향까지 담당하다보니 그야말로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격리 기간 중에도 마음 다잡고 사역과 기도 그리고 말씀에만 집중하라고 예비하신 듯합니다.

 

2. 가족 근황

지난 428일 한 달 동안의 자가 격리로 인해 결국 아내와 아이들은 일시귀국을 하였습니다. 혹여나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한국에 있는 교회 성도님들과 가족들에게 큰 누를 끼칠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미성년자와 노약자의 경우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조치한 행정명령으로 인해 1달간 집에만 머무는 아이들에게 한국을 다녀오는 것이 더 유익할 것으로 판단하여 일시귀국을 결정한 것입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현재 고성 처가에서 2주간의 격리기간를 끝내고 거제 본가로 가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와 첫째 딸 예림이는 얼마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째 예인이와 셋째 예인이도 학원을 하나씩 등록하여 필리핀에 돌아와 배우게 될 내용을 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한국에서의 생활 가운데서 귀한 시간 보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가족들이 떠나고 홀로 세부에 남게 된 지도 어느덧 3개월째를 접어들었습니다. 이렇게 가족들과 오래도록 떨어져 본 적이 없기에 특별히 아이들이 많이 그립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 남아 제게 주어진 사역들을 감당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당국에서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게 될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속히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주님과 더 깊은 묵상의 자리로 나아가려 합니다. 사역과 홀로 지내는 이 시간 가운데서도 더욱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3. 기도제목

1. 맘발링 교회건축이 순조롭게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2. 속히 전염병으로부터 벗어나 예배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3. 필리핀 현지 형제자매들의 생활이 급속도로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들이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4. 한국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홀로 이 곳에 머물고 있는 저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5. 더욱 더 성령님과 풍성한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이 기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Cf. 세부한인교회 어린이 예배 혹은 415, 513일 수요예배 설교를 통해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7월 첫 주일 아침 세부에서 윤원우 선교사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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