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Jana Sabeth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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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  신현숙

 

물풍년이다

구름은  쏟고 또 쏟고

산에도 들에도

마구 넘친다

 

댐 문 열리니

누렁이 목줄 풀리듯 달리고

강둑은

김밥 옆구리 터지듯 터진다

 

논바닥 마른 혀 갈라지던 가뭄이면

하나님 비 좀 주이소

올 여름은 그런 기도 안 해도 된다

 

너무 없어도 탈이요

너무 많아도 탈이요

너무 없으면 남의 논 물꼬 막을까 염려요

너무 많으면 차고 넘쳐 교만 넘칠까 염려요

하나님 적당히 주이소

 

일요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는 

욕심 없는 기도문을 

오늘도 되뇌이며 하늘을 본다.

 

신현숙(사직동교회 권사/ 등단 시인)
신현숙(사직동교회 권사/ 등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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