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동 유적지 다녀와서 / 조윤희(김해중앙교회 집사)
지나간 자리마다 좋음이었던
고려동 유적지를
다시 마주하자
미끈한 가지들 사이에
매달아 두었던 우리의 언어가
배롱의 꽃을 빌어
빛을 드러내고 있다
허우룩한 시선의 각도로
그대를 담았어도
추억들이 *흐노니
고려동 긴 돌담 따라
꼬깃꼬깃 숨겨두었던
*사나래같은 그리움
가만히 꺼내본다
급습한 소나기의 심술에
흔들리는 풍경이 되고
닦아내야만 하는
한낮의 땀과
여름날의 시간이
비에 젖어질지라도
여유라는 쉼 앞에서
웃을 이유는
그대와 함께였기에 uni~☆
*흐노니 :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 동경 하다" 라는 순수 우리말
*사나래 : "천사의 날개"라는 순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