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삶아 먹다 / 천헌옥
새까만 먹을 갈아
백지에 쏟으니
까만 밤이 되더이다.
송사리 눈만 한 게 빛나길래
집어내 가마솥에 넣고
삶고 삶았더니 별이 되더이다.
고운 채 가져다가
건져내 먹었더니
내 속이 다 맑아지더이다.
코와 입을 막고
귀만 열고 사는 세상
그 칠흑 같은 밤을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삶습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먹고 살았던 만나가
영생을 가지고 세상에 떨어졌습니다.
별로 오신 만나, 힘든 오늘을 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