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는 말을 생각없이 따라서 하면 결국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맙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오늘날 우리들의 입에 붙어 있는 ‘상처’라는 말이 그렇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이 말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며, ‘누구에게 상처를 받았다’느니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가 있다’느니 라는 말은 들어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단어를 떼어내면 많은 것이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너도 나도 많이 사용합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같으면 친구가 가볍게 한 말이었는데, 지금은 그것을 소화해 내지 못하고 상처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쌓아두는 것 같습니다.

상처라는 말은 기쁨, 슬픔과 같이 우리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표현을 사용하면 우리의 감정이 그렇게 느끼기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분이 약간 편안한 상황에서 ‘기쁘다’라는 표현을 하면 마음이 실제로 기쁘지만, 마찬가지로 약간의 거북스러움을 ‘상처 받았다’라고 표현하면 그 다음은 치료가 필요하고, 회복하는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전문가에 의하면 ‘상처’라는 단어는 현대 사회에서 상담학이 만들어 낸 단어라고 합니다. 상담학이 우리에게 미친 좋은 점도 많지만, 좋지 않은 것도 많은데 예를 들면 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그것을 모두 병으로 바꾸어서 나는 잘못이 없고 상대와 환경탓으로 돌려 버리는 일이 그렇습니다. 사람은 과거의 일을 이미지화해서 기억 속에 넣어 두었다가 가끔씩 꺼집어 냅니다. ‘따뜻했던 그 해 겨울,’ ‘유난히 춥고 쓸쓸했던 그 시간’처럼 지난 일을 내가 느낀대로 이름을 붙이고 이미지화해서 기억에 넣어 둡니다.

그래서 어떤 일에 상처라는 이름을 붙이면 그 일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습니다. 상처라고 부르는 일은 과거에 우리가 겪은 고난입니다. 고난은 하나님이 우리를 다듬어 가기 위해서 쓰시는 방법이며, 고난 중에 발휘하는 인내를 통해서 우리가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그런데 이 고난을 상처라고 단정하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결국 상처라는 단어는 현대인들을 약하게 만들고, 현재에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핑계를 만들고, 특별히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를 맺는 일에 어려움을 겪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그 말이 나에게 상처가 됐다’라고 하지 말고, ‘말 같지 않지만 생각은 하게 만드네’라고 표현하면 그것을 넘어서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