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유언 /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아침고요수목원의 짙어가는 가을 길을
어린애처럼 총총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사방으로 단풍의 황홀한 색깔이 나를 유혹하고
낙엽은 융단처럼 나를 반겼습니다.
작은 의자에 겨우 걸쳐 앉아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내 머리위로 떨어지는 낙엽을 살며시 받았습니다.
굳이 떨어뜨리고 싶지 않아 가슴으로 받아 품었습니다.
언젠가 떨어져 내릴 내 인생의 종말을 준비하기 위해서
낙엽의 마지막 읊조리는 유언을 듣고 싶어서였습니다.
황홀 속에 여리게 들려오는 소리는 아! 나는 열심히 살았어!
나는 정직하게 살다 순리대로 가는 거야, 윤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