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철의 장막, 중국-중공이라고 불렀던-은 죽의 장막이라고 배웠던 것이 언젠가 싶습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닉슨의 핑퐁 외교도 옛날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세월도 많이 흘렀고 세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발전을 했고 세계 최강국이 되었습니다. 지도를 보니 대만을 자기 영토로 표기하고 여러 성 가운데 하나로 열거해 놓았습니다. 전화 연결은 국제 번호지만 우리가 제주도 생각하듯 하는 모양입니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그들의 자부심은 어딜 가나 시끄럽게 떠드는 걸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여행이나 종교의 자유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통역자의 말을 들으니 얼마 전에 북경 시내 한복판에서 매일 5천장씩 전도지를 뿌리면서 여러 날 동안 노방전도를 했답니다. 중국인들끼리, 혹은 외국인끼리는 무슨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중국인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됩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편전쟁 때 선교사들이 통역을 하곤 했는데 그 때문에 선교사들을 소위 ‘제국주의의 앞잡이’로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 신학교나 교회에 외국인 선교사가 연관되면 추방이 되고 다시는 중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 점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을 힘들게 합니다.
      

신학생들의 학력은 낮았지만 배우려는 마음도 컸고 언제나 진지했습니다. 그들의 일과는 다섯시 반 새벽기도회로 시작됩니다. 당번제로 준비를 하는데 나름대로 요리를 해서 맛있게 먹습니다. 오전과 오후에 계속 수업이 있고 저녁에는 기도회를 합니다.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좀 긴 기도회를 합니다. 이 시간에는 강사가 설교를 하거나 보강을 합니다. 저도 두 차례 설교를 했습니다. 설교를 들으면서 필기를 하는 학생들도 여럿 있습니다. 아마 자기들 섬기는 교회에 가서 써먹으려는 것 같습니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문을 닫아 놓아 공기도 탁하고, 강의는 조용조용히 진행되는데, 그래서 졸리기도 할 텐데, 늘 초롱초롱합니다. 열심히 배워서 중국 교회의 초석이 될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흐뭇합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7천만 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1억이 된다고 합니다. 전도를 하면 그렇게 잘 받아들인다고 하니 부러울 뿐입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1천만 성도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 파송 국가가 되었는데 만약 중국이 선교에 눈을 뜨고 선교사를 파송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입이 딱 벌어집니다. BTJ(Back To Jerusalem) 운동이라는 게 있는데, 옛날 서구의 문물을 실어 나르던 그 실크로드로 복음을 들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입니다. 그렇게 되면 복음이 전 세계를 한 바퀴 도는 셈이 되고, 예수님도 다시 오실 겁니다.
      

지금 미국 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해서 나라들마다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파산 직전의 나라들도 있다 하니 가히 그 위력을 알 만 합니다. 중국도 영향을 받긴 했을 텐데 다른 나라들보다는 덜한 모양입니다. 하긴 미국과 유럽과 러시아를 합쳐도 중국 인구에 모자랍니다. 없는 게 없고, 못할 게 없는 나라, 그리고 복음의 불이 타오르는 나라, 그 저력을 수치로 환산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중국을 어떻게 사용하실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숙소에 믹스 커피가 있었습니다. 멜라민 생각이 났지만 믿음으로(?) 날마다 두세잔씩 마셨습니다. 지금까지 끄덕없는 걸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모양입니다. 비록 방에 갇혀서 꼼짝하지는 못했지만 그 큰 나라에서 쓰임 받게 될 젊은이들을 한 주간 가르칠 수 있었다는 것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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