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욱(하나교회 담임목사)
오병욱(하나교회 담임목사)

지난 화요일 고신총회선교센터에 갔습니다. KPM 유관기관 신년하례회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관기관은 정책위원회, 선교후원교회협의회, 멤버케어위원회, 현지지도자양성전문위원회 등입니다. 예배 때 멤버케어위원장인 제가 설교하도록 부탁받았습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참석자 중에 가장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막내였던 제가 어느새 최고참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세월을 아껴야겠습니다(에베소서 5:16).

요한복음1:14 본문을 성육신적 선교라는 제목으로 하여 아래와 같이 설교했습니다.

여러분은 선교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선교는 성육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선교사의 롤 모델이 되십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이 육신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창조주이신 예수님이 피조물이 되셨습니다. 생명이신 예수님이 죽음가운데 오셨고, 빛이신 예수님이 어둠 속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낮아지셨습니다. 가난해지셨습니다. 죽으셨습니다. 비참해지셨습니다. 엄청난 희생을 치루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자기백성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선교사가 가는 길입니다. 성육신의 길이고, 십자가의 길입니다. 사람들이 환영하지 않습니다.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들의 희생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동역자인 우리는 선교사들을 더욱 귀하게 여기고, 따뜻하게 잘 협력해야겠습니다.

금요일새벽에는 선교사장례예배에 참석했습니다. 22년 전, 남편 오성학 선교사님과 함께 몽골에 파송되었다가 내몽골사역을 거쳐, 작년부터 국내이주민사역을 하던 이형순 선교사님의 발인예배였습니다. 순서 중에 멤버케어원 박은주 사모님의 조사가 참석한 우리 모두를 울렸습니다. 조사를 통해 선교사님들이 가는 길이 정말 성육신의 길이며, 십자가의 길임을 다시 느끼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음은 조사 중의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이형순 선교사님! ... 그대는 지금 선교사를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뒤쫓는 중국 공안들의 발자국 소리에 가슴 떨며 불안으로 밤을 지새우지 않아도 되는 자유함을 누리고 있겠지요. 한 움큼의 약을 먹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깊은 우울과 불안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는 평안 가운데 있겠지요. 내 의지나 믿음과는 상관없이 감정이 제 맘대로 오르락내리락하든 피곤함도 기쁨의 널을 뛰고 있겠지요.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지난 성탄절에 이정건 선교사님이 전해주셨던 말씀처럼 선교사님들은 우리의 선교 사명을 돕는 분들입니다. 수많은 선교사님들이 우리 대신 성육신의 길을, 십자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고단한 그 길에서 때로 병을 얻어 고생하기도 합니다. 결국 죽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코로나 사태로 매우 어렵겠습니다만, 우리 모두 선교사님들을 기억하면서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해에도 기도와 헌금으로 더욱 잘 협력하기를 부탁하고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