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람이냐? /천헌옥
며칠을 이도 안닦고 세수도 안하고
면도도 하지 않고 잠만 잤다.
거울은 나를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물었다. "네가 사람이냐?"
내 안에서 당당히 대답했다.
"그래 사람이다"
해가 쨍 났다. 공원엘 갔다.
한바퀴 달리기를 하는데
그만 소나기가 퍼부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었다.
그래서 물었다. "네가 사람이냐?"
내 안에서 당당히 대답했다.
"그래 사람이다"
아차 약속 시간이 늦었다.
무단횡단을 했다.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물었다.
"네가 사람이냐?"
"네가 사람이냐?"
그런데 호루라기는 고개숙인 나를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 국회에도 있고
대법원에도 있다.
모두 호루라기 소릴 들어야 할 사람들이다.
그래 맞다. 사람으로 살아야 사람이지.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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