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운 목사, 은퇴 이야기

지난 2017년 임종운 목사는 본인이 개척했던 한빛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은퇴했다. 한빛교회의 원로목사로 추대받았지만, 은퇴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한마디로 아무 대비 없는 무대책 은퇴였다.

임 목사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개척교회의 어려움 속에서도 예배당(2000년 11월)을 마련했다. 하지만 교회가 은퇴 목사의 생활까지 책임지기에는 버거운 실정이었다. 정년이 되던 해 어느날 새벽기도 중에 목사가 교회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 목사는 곧바로 은퇴 의사를 교회에 밝히고 은퇴했고 교회는 후임 목사를 청빙했다.

임종원 목사(한빛교회 원로), 지난 3월 13일 의정부에 있는 사택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종원 목사(한빛교회 원로), 지난 3월 13일 의정부에 있는 사택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은퇴 후 살 집은 큰딸이 직장 생활하며 장기 대출을 받아 마련해 준 아파트였다. 한빛교회가 힘을 다하여 6,000여만 원의 남은 대출금을 갚아 주었다. 그러나 원로목사의 생활비는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은퇴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김화순 사모는 없었던 당뇨병이 생기고 망막수술에 백내장 수술까지 연거푸 받아야 했다.

임 목사는 슬하에 6자녀를 두었다. 서슬 퍼런 산아제한 정책하에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대로 낳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자녀가 여섯이니 담임목사는커녕 부교역자로 청빙 받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일찌감치 신대원 1학년 때 부터 개척을 시작했다. 외사리교회를 개척(19795)하고 또 지금의 한빛교회를 개척(1994116)하고 40여년의 목회 생활을 했다.

대책 없이 은퇴하고 난 후 6자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아버지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교회를 위해 대책 없이 은퇴하셨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있지 않습니까!” 자녀들은 우리 아버지가 진짜 목사라며 6가정이 십시일반 생활비를 모아 공급했다. 무대책 은퇴목사를 향한 하나님의 대비책이라고나 할까!

김화순 사모와 임종운 목사, 2021년 3월 13일 인터뷰 마치고 의정부 어느 식당에서
김화순 사모와 임종운 목사, 2021년 3월 13일 인터뷰 마치고 의정부 어느 식당에서

사모님은 아무 대책 없이 은퇴하면서 의논 한마디 하지 않은 목사님이 원망스럽고 섭섭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개척교회 사모로 살면서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못 해 줬어요. 아이들 클 때 간식 사줄 돈이 없어서 된장국을 늘 끓여놨어요. 놀다가 배고프면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으면서도 맛있다고 좋아하던 아이들이에요.”

은퇴 후 힘들어하는 김화순 사모에게 큰딸은 엄마 우리가 있잖아!”라며 위로했다. 사모는 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보다 더 큰 어려움도 넘기며 주님의 은혜로 살아왔는데하면서 회개했다고 한다.

무작정 대책 없이 은퇴하고 난 후 2년이 지났을 때 한빛교회에서 매월 30만 원의 생활비를 보내왔다.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와 함께 교회가 자라가고 있었다. 올해에는 50만 원으로 올려 준다고 한다. 교회에 부담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무작정 은퇴한 원로목사, 그를 향한 우리 주님의 대비책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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