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 17일은 성년의 날이다.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한 달 내내 가정과 관련이 있어서 우리는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고, 이달을 소중히 여기면서 즐긴다. 가정은 사회와 국가의 최소 단위이면서 기초석이다. 가정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다 물거품이 된다. 그런데 오늘날 가정은 홍역을 치르듯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가난할 때보다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문화생활을 누리면서 더 건강하게 장수하는데도 집안의 문제는 하루도 바람이 잘 날 없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일어나 상처투성이다. 실로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젊은 부부가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녀는 가정과 사회의 새싹이며 희망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이며 상급이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결혼하고도 출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니 아주 심각한 문제다. 현재 가임 부부의 출산율이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인 0.8 정도 되니 한 가정에 한 명의 자녀를 낳지 않는다는 셈이다. 그러니 초저출산으로 국가의 경쟁력이 약화 되고, 기업의 생산인구가 대폭 줄어 인력을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실로 충격적이다. 현실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그리고 초중고학교가 점점 폐교되고 더 나아가 지방대학은 생존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인구절벽 현상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고, 교회도 다음세대가 거의 끊어진 상태다.

어렵게 태어난 아이들도 옥이야 금이야 철저히 개인 중심, 자기중심적으로 키우기 때문에 극히 개인주의자가 된다. 공부는 잘하는데 남을 배려하거나 포용하는 사회성이 떨어져 사회에 나와서 적응을 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함께 유기적으로 엮인 사회공동체는 사회성이나 성품이 참 중요한데 그러한 면이 점점 약화되다 보니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창의력이 부재하여 공공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해 효성도 점점 떨어지고 어른에 대한 존경심도 없어지고 있다. 부모님도 연세가 들면 요양원이나 보호시설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쓸쓸히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유교 정신으로 부모님을 잘 모시고 공경하는 문화였으나 작금에는 오히려 부모가 자식의 눈치를 봐야 하는 희한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성경은 어버이의 은혜를 기억하여 존경하고 효성을 다해야 할 것을 명령한다. 그렇게 하면 이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는 복까지 약속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땅에 부모님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현현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 보이지 않는 하늘 아버지 하나님을 잘 섬기는 일과 같다.

어버이의 은혜를 5월 8일 하루나 5월 한 달만 생각하고 감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그 은택을 나의 삶의 전 과정에 좋은 밑거름으로 삼아 사람다운 삶으로 승화시키자. 나도 이제는 부모가 되었고 될 것이니 자녀들에게 좋은 삶의 본과 신앙의 유산을 아낌없이 물려주는 성숙함이 있어야 한다. 좋은 부모 밑에 훌륭한 자녀들이 태어나서 성장하여 대를 이어가는 것처럼 우리의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자녀들에게 좋은 본을 보이자. 자녀들도 부모를 공경하고, 손주도 같이 신앙의 바통을 받아 자자손손 신앙의 세대 차이가 없는 삼대가 행복한 가문을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할 때 뼈대 있는 가정, 신앙 명가가 된다.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은 부모님의 헌신과 희생이니 그 은혜를 계승하고 보답하며 살아가야 한다.

부부도 긴장과 갈등의 관계가 아니라 더 성숙하고 더 아름답게 익어 가도록 서로 조심하면서 성경의 원리를 따라 행동하고 실행해야 한다. 성경은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는 관계로 서로를 세워주는 동역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부부가 지켜야 할 대의이고 가정을 행복하게 유지하는 비밀병기이다. 이제 남존여비 사상에서 벗어나 서로 하나님 안에서 동등 됨과 서로의 맡은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경하고 사랑하고 협력하여 자녀를 양육하고 가정을 행복 공동체로 든든하게 세워가야 한다.

오월이 아름다운 가정의 달이 되도록 부단한 가족 구성원 각자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오월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배치되는 잔인한 달이 되고 만다. 오월 한 달 아니 평생에 가정이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하여 천국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가정을 통해서 드러나게 되는 그리스도의 향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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