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의 모든 인사가 망사(亡事)가 아니라, 만사(萬事)가 되기를

 

오병욱(하나교회 담임목사)
오병욱(하나교회 담임목사)

 

총회가 가까워져 옵니다. 총회임원을 비롯해 ()법인이사 후보들의 이름들이 거명됩니다. 심지어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의 임원을 누구로 세우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벌써 말들이 많습니다. 총회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봉사하고 싶은 분이 많은 것은 한편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고신총회의 미래를 위해서, 총대로 참석하는 이들이 신경 써서 일꾼들을 잘 뽑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후보들의 무엇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얼마 전에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지, 기수를 보고 투표하는지, 계파를 따라 투표하는지?”

고신총회 안에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있고, 법인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이 있고,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서기와 회계가 있습니다. 대체로 그분들이 총회의 일들을 좌우지합니다. 어떻게 보면 총회는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운영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인사 문제에 대해 총회가 정한 나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하되 동일 직에 연임하지 못한다. 임원은 한 노회에서 두 사람을 초과하지 못한다. 임원은 각 법인, 이사, 감사(유지재단, 학교법인)를 겸할 수 없다. 상임위원 배정은 재판국과 감사국, 선거관리위원회와 중복되지 않도록 11부 한한다.’ 등입니다.

총회 규칙의 정신은 누군가가 자리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총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은사를 가진 이들로 인해 총회가 더욱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여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별국원이면서 상임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수년간 다른 상임위원과 똑같이 활동하고 있는 이도 있습니다. 정치권에 회전문 인사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우리 총회 안에도 그런 일들이 있습니다. 모모한 인사(人士)들이 총회일을 독점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상임위원은 정해진 순서를 따라 노회별로 배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위원(재판국, 감사국, 선거관리위원회)은 총회임원회에서 1차로 추천한 이들을 총회공천위원회에서 확정하여 본회에 보고합니다. 그러다 보니 총회임원회에서 1차 추천한 명단을 공천위원회에서 손대기가 부담스럽고, 본회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니 총회임원회에서 사심 없이 추천을 잘해야 합니다. 총회임원들의 고충이 큰 줄 압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매우 정치색이 강한 추천도 하는 것을 느낍니다. 또 총회임원들이 자신을 셀프 공천하기도 합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금년에도 그렇습니다. 공천위원회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본회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런 부조리함 때문에 충청서부노회에서는 특별위원도 규칙을 정해서 선정하도록 금번 총회에 청원해 놓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습니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는 말씀을 믿습니다. 하나님 자신이 원하시는 이들을 세우셔서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사도를 보선할 때 뭇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이 두 사람 중에 누가 주님께 택하신 바 되어 봉사와 및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인지를 보이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때로 우리 총회의 선거를 보면 하나님이 개입하실 여지가 없으실 것 같습니다. 마치 국정농단을 하듯이 모든 것을 사람이 다 결정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누군가 뒤에서 조종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함으로 하나님께서 노하실까 두렵습니다. 우리 총회의 모든 인사가 망사(亡事)가 아니라, 만사(萬事)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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