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 부터 박영수, 이태주, 조신호, 류인근, 문상식 목사
좌로 부터 박영수, 이태주, 조신호, 류인근, 문상식 목사

독도에서

 

지난 712, 34일간 난생처음 울릉도 여행을 했습니다.

도착한 둘째 날, 화요일 아침에는 독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바다는 마치 호수 같아서 쾌속선은 물 위를 미끄러지듯이 달려 1시간 40분만 에 독도에 도달했습니다.

수많은 괭이갈매기 떼들이 마치 우리를 반겨주는 듯 갈매기 소리가 고막에 가득 와 닿았습니다. 외진 섬이었지만 전혀 외롭지 않다는 첫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열해 있던 독도수비대원들이 검은 제복에 베레모를 쓰고 검은 선글라스의 모습으로 내리는 우리를 향해 거수경례로 맞이해 주었습니다.

순간 왠지 모를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진한 감동이 다가왔습니다.

사실 울릉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전혀 독도에 올 생각은 하지 않았더랬습니다.

울릉도에서 17년째 목회하는 울릉중앙교회 김춘식 동기와 이제 막 부임한 지 3개월 된 천부교회 이태주 동기를 만나 볼 생각에 급하게 계획을 잡았었지요.

한국교회의 앞날을 생각하며 농어촌교회와 선교사역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작은 도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몇몇 동기 목사님들이 함께 이 여정에 참여했습니다.

도시 노숙자 사역을 통하여 부산진역에서 밥퍼사역을 하는 문상식 목사와 시각장애인 사역을 하시는 류인근 목사님, 그리고 터키에서 선교사역 중 귀국해 있는 조신호 선교사님이 동행한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낮에는 울릉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저녁이면 밤이 늦도록 우리의 생각들을 함께 나누었지요.

천부교회 앞 방파제에서는 비록 몇 마리 잡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못다 한 낚시도 마음껏 해보았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가 볼 수 있다는 독도에 이다지도 쉽게 접안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독도를 가기 위해 3주간을 울릉도에 기다렸다가 겨우 들어 왔었다고 하더군요.

 

광복절이네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독도 전경을 실시간으로 전국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독도수비대가 떠날 시간을 재촉할 때 우리는 마지막으로 함께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소중한 여행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돌려 드립니다.

 

글쓴이

박영수(덕암교회 담임목사)
박영수(덕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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