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오분전(開飯五分前)이다
정신을 차리고 신랑 맞을 준비 잘하는
지혜로운 다섯 처녀가 되기를...

 

질서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혼란한 상황을 일컬어 우리는 개판 오분전이란 말을 사용한다. 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이 조금 상스럽게 여겨진다고 생각하여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혹 어쩌다 그런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상스럽다고 여기는 것은 개판 오분전이란 말의 정확한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흔히 알기로는 개판 오분전의 개가 집에서 기르는 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할 수 있으나 사실은 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질서 없이 소란스럽다.'라는 이 말은 그 어원이 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배고픈 사람들의 일시적인 무질서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말의 어원을 알아보기 위해 가슴 아픈 사연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많은 피난민들이 낙동강 이남 지역인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피난민들의 집결소가 된 곳이 지금의 국제시장이었다. 그 당시에 그곳에는 피난민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열어 하루 한 끼 무료급식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급식소에서 밥솥 뚜껑을 열기 5분 전에 개판오분전 (開飯五分前)!”이라고 외치며 배식 개시 5분 전임을 알려주었다. 하루 한 끼의 식사를 무료 급식소에 의지했던 많은 피난민들이 배식순서를 먼저 차지하려고 하다 보니 일시적인 소란과 무질서가 일어났고 이후 그런 소란과 무질서가 일어날 때는 이를 일컬어 "개판오분전(開飯五分前)!”이라 표현했다는 것이다.

1950년 7월14일 전선에서 국군 취사병들이 임시로 가설한 가마솥에 밥을 지은 뒤 뚜껑을 열고 밥을푸고 있다.
1950년 7월14일 전선에서 국군 취사병들이 임시로 가설한 가마솥에 밥을 지은 뒤 뚜껑을 열고 밥을푸고 있다.

개판오분전(開飯五分前)은 우리말 국어사전에는 상태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가 들어가는 단어는 개판이라고 하지 개판오분전이라고 하지 않는다.

개판은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을 가리키는 것이고 개판(開飯)은 뚜껑을 연다. 어떤 판을 연다는 뜻으로 쓰는 것이다. 예전에는 교통수단의 좌석 예약제가 잘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승차 때면 먼저 타기 위해 '개찰5분전'의 무질서로 무척이나 소란스러웠고 그 이외에도 줄서기가 잘 안되어 간혹 '개판오분전'이 많이 일어났다.

 

그런데 오늘의 세상을 보면 정말 개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짓과 술수가 난무하고 정의와 질서는 무너졌다. 거짓이 세상을 지배하는 현실은 참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기독 신자라면 지금 이때가 개판오분전(開飯五分前)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심판의 뚜껑을 열기 오 분 전이라는 것이다. 옛날 국제시장 무료 급식소에서 외치던 개판 오 분 전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같이 지금 온 세상이 혼란스럽다.

 

기후변화에 의한 혼란은 차라리 미미하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지구촌 어느 구석이라도 조용하지 않다. 서로가 살아남아 보려고 이기주의가 국가 간에도 일어나고 있고 오라고 하던 손짓은 이제 오지 말라는 거절로 바뀌어 있다.

사상적인 혼란은 더욱 심각하다. 사람들은 양심에 따른 도덕률을 버리고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하는 것을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철학(사상)이 하나님의 말씀까지 침범한다. 그것이 몇몇 나라들의 문제가 아니라, 온 세상의 문제이다. 참으로 혼란스러운 개판오분전이다.

 

지금은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가 심판의 때가 가까웠음을 인식할 것이다. 개판오분전(開飯五分前)이다 정신을 차리고 신랑 맞을 준비를 잘하는 지혜로운 다섯 처녀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글쓴이

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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