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 / 정태호
가자!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 아닌
그 곳으로
윤슬ⁱ 일렁이는 그리움에 눈물 익어가는 노을 빛나던
먼 길 고샅⁰ 돌담길 돌아
새소리 바람소리 달래주는 여치 날개 짓으로
나부끼는 풀잎의 속살 비치는
부끄럼은 숨결처럼 별빛에 녹아들고
기품 있는 고독이 유년의 기쁨으로 이끌리는
물고기 떼 숨어 노닐 던
못 가 오두막 외딴 집으로
가자! 세미한 음성이 자장가로 부르시던
할머니 무르팍에 잠들었던
창조의 묵은지 묻어둔 뒷마당 그곳으로.
윤슬ⁱ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서 반짝이는 잔물결을 이르는 순 우리말
고샅⁰ : 마을의 좁은 길목, 고샅은 ‘좁은 골짜기’를 뜻하는 순 우리말.
글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