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독사진가협회 서명범 목사의 작품이다
사진은 기독사진가협회 서명범 목사의 작품이다

가을 편지  / 천헌옥 

 

노란봉투에 넣고
빨간봉투에 접어
가을 우체통에 넣었더니
바람체부가 배달을 나선다.
 
수취인 불명인지라
바람체부는 아무에게나 배달한다.
바위도 풀밭도 길바닥에도....
구석진 틈새에도 편지는 날아든다.
 
노란색이 벗어지고
빨간색도 벗겨지면서
빠각빠각 사각사각
메시지 되어 소리쳐 울린다.
 
거쎈 비바람 몰아치던 날의 아픔
땡땡 내리쬐는 햇볕을 견디던 날
그늘로 피해온 손님을 맞던 잎들은
바스락 바스락 이야기꽃 담은 가을로 찾아온다.
 
하늘에서 너플너플 내리듯이 
하늘 메시지가 땅위로 날아온다.
생명의 메시지를 받아드는 곳에
풍성한 가을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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