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진리수호연구협회 주최로 회심준비론 찬반 토론회 열려

반대 입장 정이철 목사, 찬성 입장 김효남 교수 간의 열띤 논쟁

정 목사
"회심준비론은 잘못된 언약사상에 기반"
"회심준비론이 정립되었던 상황은 우리의 상황과 다르다"
"사도들이 율법을 교육한 흔적 없어"
"회심준비론의 열매 비참"

김 교수
"언약신학은 개혁신학의 척추"
"16-17세기와 오늘날 용어적 차이 구별해야"
"율법은 존재론적 원리에 따라 자동적으로 발생"
"하나님과 상관 없이 인간이 스스로 준비한다?, 청교도적 근거 없어"

22일, 회심준비론 찬반 토론회가 진행중인 한돌교회 예배당 ⓒ신요한
22일, 회심준비론 찬반 토론회가 진행중인 한돌교회 예배당 ⓒ신요한

지난 22일, 기독교진리수호연구협회(기진협) 주최로 회심준비론 찬반 토론회가 한돌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최근 ‘회심준비론’을 이단시비로 문제 삼아 헌의가 올라오는 등 교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찬반 입장을 비교하여 한국교회에 유익을 주고자 마련되었다. 정이철 목사('바른믿음' 대표)와 김효남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조교수)가 각각 회심준비론 반대와 찬성 입장에서 토론하였다. 토론의 사회는 기진협의 대표인 림헌원 목사가 맡았다. 이날에는 현장 20여명, 줌(Zoom) 46여명으로 총 70여명이 참석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회심준비론 반대 입장에서 발제한 정이철 목사는 “회심준비론이란 그리스도의 복음을 알려면 먼저 율법이 작용하여 개인들이 죄를 깨닫고 율법의 작용으로 율법이 선포될 때 성령의 역사로 죄인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깨닫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이런 게 등장하는 시대는 모두 율법주의 시대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회심준비론의 문제 첫 번째로 “잘못된 언약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행위언약의 원형은 윌리엄 퍼킨스의 신학”이라며, “그의 진술이 그대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그대로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심준비론 목회는 행위언약의 저주 상태를 모든 사람에게 체험시키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아무도 회심준비론이 행위언약을 도입한 윌리엄 퍼킨스에 의해 최초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며, “하나님의 율법으로 당신이 어떤 죄악된 상태에 있는지 발견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신약의 사도들에게서 나타나지 않는 가르침이다”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첫 언약을 파괴한 아담은 언제 율법 교육을 받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청교도들은 아담의 마음 속에 율법이 기록되었고, 나중에 시내산에서 십계명으로 돌판에 기록되었다라고 말하는데 타당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율법은 구원의 수단이 아니라 구원 받은 백성들의 삶의 원리로 주어진 것이다”라며, “반면에 청교도들은 율법이 구원의 수단으로 주어진다”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그러면 어떻게 사람을 구원할 것인가? 율법으로 사람의 진리를 깨닫게 하고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면 성령이 듣는 사람의 마음에 빛을 조명하여 그리스도를 믿게 하심”이라며,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율법 선포를 하지 않았다. 복음이신 예수를 만난 순간 자기가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구원은 이렇게 이루어진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 목사는 회심준비론의 두 번째 문제로 “복음과 관련된 정황을 영원한 모델로 찍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루터가 회심준비론의 최고의 예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루터는 자신의 신앙 경험을 일반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루터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칼빈의 대상들도 모두 천주교 율법주의자들이었다. 따라서 칼빈의 율법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칼빈의 시대적 상황과 우리는 전적으로 다른 상황이다. 회심준비론이 정립되었던 모든 상황이 오늘날 우리의 상황과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복음전파의 원리는 신약의 사도들이 이방인들을 선교할 때 했던 복음전파의 원리에서 우리가 차용해야 한다”며, “신약 사도들의 행적을 보면 어디 가서든 율법을 교육한 흔적이 없다. 모두 ‘복음을 전하고’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율법은 언제 가르치는가? 중생된 성도들이 나오면 그때 율법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는 것”이라며, “구원의 과정에서 율법이 율법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복음이 작용하는 것이다. 구원받은 후 율법을 말씀으로 배움으로 삶이 온전하게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회심준비론의 마지막 문제점으로 “갈 3:24절을 개인의 구원 서정에 끼워맞추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목사는 “하나님의 구원역사에서 율법이 몽학선생을 했다는 것이지 개개인에게 몽학선생이 된 것이 아닌 것”이라며, “사도 바울은 개개인에게 몽학선생의 율법 가르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원 과정에서 율법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강조했다.

발제 중인 정이철 목사 (사진출처: 유튜브 채널 "주님의 교회 형람서원TV" 영상 캡쳐)
발제 중인 정이철 목사 (사진출처: 유튜브 채널 "주님의 교회 형람서원TV" 영상 캡쳐)

끝으로 정 목사는 조나단 에드워즈를 비평했다. 정 목사는 “에드워즈의 목회 전체가 회심준비론 목회”라며, “에드워즈가 하나님의 진노를 선포하면 성령이 그 영혼을 각성시킨다고 하지만 각성은 구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개혁신학에서는 사람이 구원받는 순간부터 영적인 비참함이 느껴지지, 구원받기 전에 지옥에 간다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정 목사는 “에드워즈에게 비참한 열매가 나타났다”며, “1차 부흥 때 교인들이 자살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로 “회심준비론 때문에 사람을 우울증에 빠지게 만들었다”며, “대표적으로 에드워즈의 외삼촌이 자살했다. 그 자살의 물결이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조지 마스덴과 이안 머레이를 인용하며 “2차 부흥(1차 대각성 운동) 때는 모든 종류의 사악한 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면서, “교회의 파괴 행위가 심각했다. 100개 정도의 갈려진 교회가 생겨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회심준비론 목회의 열매”라고 일갈했다.

이어서 김효남 교수의 발제가 진행되었다. 김 교수는 “정 목사님은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비슷하다”면서, ”행위언약을 부정하시면서 행위언약에 대해서 말씀하셨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회심준비교리가 개혁주의에 맞냐 안맞냐에 포커스를 맞춰보겠다”면서, “개혁파 신학에서 언약신학은 척추와 같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천주교의 습관들이 영국 국교회 성도들에게 남아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믿음의 내용을 모른채 습관적으로 한다”면서, “청교도들이 보니까 교회 안에 진정으로 성경의 말씀을 따라서 회심된 사람들로 가득 찬 것이 아니라, 형식적인 신앙인들이 많다 보니 영국 국교회는 생명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교도들이 그들을 깨우고 거듭난 하나님의 백성으로 더 많이 세우기 위해 언약신학을 열심히 연구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정 목사의 의견에 반박하며 “윌리엄 퍼킨스가 처음으로 행위언약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이미 보편화 되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퍼킨스는 회중주의자가 아니다”면서, “정 목사님 글에 보면 항상 회중주의 3대 청교도에서 퍼킨스를 쓰신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윌리엄 퍼킨스는 언약들이 단순히 하나님의 은혜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은혜언약에는 조건이 주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조건은 사람이 만족시키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다 하시고 인간이 아무 것도 안한다면 인간은 로보트가 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인간이 자기 능력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관계에 들어갈 것을 선택하시는 주권적인 하나님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섭리와 상관 없이 인간이 자기 힘으로 한다면 펠라기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 목사에게 “행위언약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 부정하셨는데, 그 이후에 아담에게 어떤 언약이 있었고 그것이 깨졌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언약과 행위언약의 차이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그 언약이 행위언약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발제 중인 김효남 교수 ⓒ신요한
발제 중인 김효남 교수 ⓒ신요한

김 교수는 “퍼킨스에게 율법은 죄인이 은혜언약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에 따라 내 삶을 비추어 보니 나도 그 율법을 도저히 만족시킬 수 없는 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여기서 율법은 의식법과 시민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 목사님과 율법 이해의 차이를 느낀다”며, “정 목사님은 청교도들이 말하는 율법을 의식법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많은 개혁파 신학자들이 행위언약과 율법을 같은 개념으로 본다”며, “하나님과 인간이 존재하게 되면서 행위언약은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개혁파 대부분 받아들였고 이것이 율법이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하나님이 가지고 계시는 존재론적 위치와 도덕적 속성에 따라서 이성을 가진 피조물은 존재하는 즉시 하나님에 대한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율법은 자동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 목사님이 아담이 율법을 몰랐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주장하는 개혁파 신학자 한 분만 찾아서 알려달라”면서, “개혁파 신학자들 대부분은 하나님의 형상 중에 거룩한 지식을 율법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목사님이 이해하시는 준비론은 퍼킨스와 다르다”면서, "퍼킨스가 말하는 준비론은 율법으로 말미암아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까지이지, 그리스도를 갈망하는 것은 은혜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헤롯처럼 죄를 깨닫는 일은 율법의 일반적인 역사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퍼킨스의 주장이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청교도들은 율법과 복음을 항상 같이 선포한다”면서, "율법만 1년 내내 선포하고 다 각성하면 복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율법과 복음을 같이 할 때 그 사람의 형편과 성령의 능력에 따라 복음과 율법이 한 설교 안에 같이 들어있다”면서 “그것을 적용하시는 것은 성령께서 하시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교수는 “16-17세기는 소명, 중생, 회심 개념의 구분이 없고 같이 사용한다”면서,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개념으로 16-17세기 신학을 재단하면 굉장한 오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퍼킨스의 준비 교리가 중생 이후냐, 중생 이전이냐 이것이 중요하지 않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퍼킨스는 준비시키는 역사,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역사는 특별한 역사가 아니라 일반적인 역사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이 택하지 않은 백성은 특별한 은혜까지 나아가지 못하지만 택하신 백성은 필연적으로 ‘새롭게 하시는 은혜’(Renewing Grace)로 연결되도록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고 덧붙였다. 그러므로 “인간 스스로 자신을 준비시킨다는 것은 퍼킨스와 청교도들이 주장하지 않았던 교리”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정 목사가 주로 많이 범하는 방법론적 오류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1) 하나의 주장의 맥락을 보지 않고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닌 부분으로 공격하면서 그 사람의 주장 전체를 부정하는 경우 (2) 자신에게 낯선 주장을 근거 없이 배척하는 경우 (3) 논리의 비약이 자주 보임 (4) 청교도들의 회심 교리를 적용할 때 과장해서 해석하는 경향 (5)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혼란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음 (6) 정 목사가 주장하는 회중파 청교도들과 장로파 청교도들의 차이점에서 틀린 경우가 많음.

(6)에 대하여 김 교수가 지적하는 정 목사의 오류는 다음과 같다.

(6-1) 능동적 순종이 회중파의 주장이고 장로파가 주장하지 않았다는 주장 (6-2) 종교개혁 구원론과 반(半)펠라기우스-알미니안 회심준비론을 회중파 청교도들이 갖고 있다는 주장 (6-3) 종교개혁 신학의 법정적 칭의론과는 다른 칭의가 성화와 혼합되는 모호한 신학을 회중파들이 갖고 있다는 주장 (6-4) 믿는 자에게 특별히 성령이 임재하여 신비적인 체험으로 성화와 거룩으로 이루어 낸다는 성령의 신비적인 현상을 교리적으로 주장했다는 주장 (6-5) 죄도 깨닫지 않고 예수님만 선포하면 복음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주장 - 이것이 더 신비적일 가능성 (6-6) 묵상이라는 신비적인 명상으로 신비주의를 발전시켰다는 주장

각 발제를 마친 후 정 목사와 김 교수의 상호토론이 이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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