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섭리: 종교개혁에서 한국 개혁신학까지
창조와 섭리: 종교개혁에서 한국 개혁신학까지

 

<창조와 섭리>에 대하여

 

이신열 교수 (고신대학교)

 

우리 개혁주의 신학에서 그동안 연구가 미진한 교리적 분야로는 창조론을 들 수 있다. 하나님의 첫 번째 외적 행위에 해당하는 창조의 교리를 소개하는 일에는 한국창조과학회의 역할이 컸다. 이 학회는 1981년에 창립되어 성경적 창조론에 근거한 창조과학을 소개하기 시작했고 한국교회의 관심을 상당히 진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창조과학이 주장하는 창조론의 내용은 신학적이라기보다는 창조의 과학적 사실에 대한 증거를 찾는 학문적 작업에 국한되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40년 동안 창조에 대한 국내의 신학적 연구는 크게 진척되지 못했으며 그 결과 창조론 연구에 있어서 공백이 발생했으며 신학대학이나 신학대학원에서 창조론이라는 과목은 신론의 일부로만 간주되었기 때문에 교수자나 학생들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분야로 보인다. 이런 공백을 채우기 위한 시도로서 저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창조와 섭리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이번에 <창조와 섭리> (개혁주의학술원, 15,000)를 내놓게 되었다.

 

이 단행본은 국내 최초의 창조론에 대한 본격적 연구서로서 책의 부제가 보여주듯이 종교개혁에서 한국개혁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신교 신학자들의 창조와 섭리에 대한 견해를 시대적 순서를 따라 제시한다. 먼저 종교개혁의 창조론은 마틴 루터와 훌드리히 츠빙글리, 그리고 존 칼빈이라는 걸출한 종교개혁자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조망하는데 이들의 창조론 이해가 어떻게 당대의 과학적 사고와 어떤 관계 속에 놓이는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종교개혁 이후에 과학혁명을 주도했던 17세기 영국의 저명 과학자 로버트 보일의 견해를 살펴볼 뿐 아니라 18세기 미국의 대표적 신학자, 목회자이자 철학자인 조나단 에드워즈의 견해도 아울러 조망한다. 19세기 후반부와 20세기 전반부의 네덜란드 개혁신학자로서 널리 알려진 헤르만 바빙크의 창조와 섭리에 대한 견해와 더불어 20세기 현대신학의 두 거장인 독일의 위르겐 몰트만과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의 견해도 아울러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한국개혁신학으로 눈을 돌려 한상동, 박형룡, 그리고 박윤선의 신학과 설교에 나타난 창조론을 고찰하게 된다.

 

창조와 섭리라는 두 교리적 주제에 대해서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생들, 그리고 평신도들도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실제로 이 주제를 해설하는 도서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신학적 필요를 채워주는 <창조와 섭리>의 발간은 한국 교회의 신학적 논의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라는 위기의식이 크게 증대되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세계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관심도 아울러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하나님의 태초의 행위로서 창조와 그 후속적 행위로서 섭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크리스천이 마땅히 탐구해야 할 중요한 신학적 주제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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