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Jamie Stree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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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기념하라, 생각하라.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고 하신다. 이런 의미에서 신앙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한글개역 성경에는 추억이라는 단어도 사용했다. “너희는 오늘부터 이전을 추억하여 보라 구월 이십 사일 곧 여호와의 전 지대를 쌓던 날부터 추억하여 보라”(학개 2:18). 누군가 기억은 머리로 하지만 추억은 가슴으로 한다고 했다. ‘추억기억에 감정이 더해진 그 무엇이라는 말로 들린다. 하나님의 은혜를 머리로만이 아니라, 온 마음으로 기억한다는 의미로 추억이라는 용어를 써도 좋을 것 같다.

최근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에 코로나 시국에 바비큐 식당을 차린 청년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차린 식당은 코로나 와중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어떻게 바비큐 식당을 할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어린시절 추억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공장 직원들을 초대해서 집 마당에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했던 그때의 행복한 추억 때문에 바비큐 식당을 시작했다고 한다. 남들이 보면 어려운 일도 그 추억을 생각하며 기쁘게 할 수 있었고, 그래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추억은 현실을 이겨내는 이런 힘이 있다. 하물며 하나님과의 추억은 어떨까?

성탄의 계절이다. 우리 세대는 성탄절의 추억이 풍성하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추억은 새벽송이다. ··SFC를 중심으로 새벽송 조를 짜고, 교우 가정을 방문해서 성탄 찬송과 캐럴을 부르고, 기도하고 밤참도 먹고 간식거리를 모아서 주변의 경찰서, 소방서, 보육원 등에 전달했던 기억이 있다. 성가대에서는 성탄절 칸타타를 준비한다고 몇 달 전부터 연습한다. 그렇게 연습하다가 음대에 입학해서 성악가가 된 친구들도 있다. 올해 성탄절 성극에서는 누가 마리아 역할을 할 것인가?’ , '누가 요셉 역할을 할 것인가?’ 학생들의 관심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런 성탄절의 추억들은 우리를 교회의 품 안에서 자라게 하는 힘이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성탄절 행사들이 주춤하더니 작년과 올해 코로나로 인해 더욱 위축된 성탄절을 보내게 되었다. 성탄절 행사는커녕 성탄절 축하 예배도 정상적으로 드리기 힘든 상황이다. 어린 시절 성탄절에 대한 추억을 만들 일들이 줄어들었다. 요즈음 아기들은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을 보면 놀란다는 말을 들었다. 말을 배우는 시기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언어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시기의 1~2년은 어른들의 10년에 해당 한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요즈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성탄절 추억 만들기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교회에서 어려우면 가정에서라도 성탄절 추억을 만들자. 엄마 아빠가 합심해서 성탄절 식사 메뉴도 준비하고,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작은 케익도 준비해 보자. 가족끼리 손을 잡고 예수님의 생신을 축하합니다노래도 부르고, 아빠의 축복기도 순서도 있으면 좋겠다. 몇 년 그냥 이렇게 지내면 우리 아이들은 성탄절을 그저 공휴일 중 하나로 기억할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보자.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서 예전에 교회에서 하던 선물 교환도 해보자. 하나님과 교회에 대해 기억하고 추억할 것이 별로 없는 세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성탄절의 추억이 없는 세대가 일어나기 전에 성탄절 추억 만들기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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