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가 많이 가진 자와 능력 있는 자들이 오히려 ‘더 많이, 더 높이’를 추구하며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연민(憐憫)의 정을 느낀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유명 변호사가 불법을 행하면서 오피스텔을 100채 이상 가지고 부동산회사를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120억대의 주식이익을 남겨 검찰에 조사를 받는 현직 검사장, 방위산업 비리, 대우조선 사건, 연예인의 일탈 등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삶을 백(百)이나 천(千)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모두가 지나친 욕심과 과대한 명예욕 등으로 자신들 삶의 방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 모두가 생활이 어려워서 고민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로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지도자를 비롯하여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과도한 성취욕에 빠지지 말고 일과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많이 위임해야 덜 복잡해질 수 있다. 좌우로 치우쳐 살면서 인간관계에서 어두운 긴장감을 가지고 복잡하게 살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더 가지고 싶은 욕망과 더 높아지고 싶은 명예욕으로 인하여 복잡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단순하게 살면 쓸데없는 일을 생각할 틈이 없다.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애국이며 나라를 위한 헌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성직자라는 목회자들과 신앙인이라는 장로와 성도들 또한 이러한 욕심과 명예의 카테고리(Kategorie) 안에 갇혀 집착한다면 자연히 삶은 복잡하게 될 수밖에 없다. 성경 말씀은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하셨고, 세상의 죄와 욕심에 얽매이지 말라고 했으니 목회자는 목양일념(牧羊一念)의 덕목이 필요하다. 교회를 섬기는 성도들은 교회가 교회되게 하기 위해서 세속적인 허욕(虛慾)을 버리고, 말씀과 기도로 단순화하여 변화되고 새로워져야 한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믿고 순종하는 단순함이 필요하다.

현직에서 은퇴하고서도 이것저것을 가지려 하고 명예를 바란다면 그것은 분명히 노욕(老慾)이고, 노년의 삶을 복잡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내려놓고, 포기하고, 양보하고, 비우는 삶이 단순하게 사는 것 아닐까? 너무 많아서 복잡해지고, 너무 많은 것을 빈틈없이 지켜나가려고 하는 고민 들이 삶을 복잡하게 하기 때문이다. ‘허사가’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땀 흘리고 애를 써 모아 논 재물/ 안고 가나 지고 가나 헛수고로다./ 빈손 들고 왔으니 또한 그같이/ 빈손 들고 갈 것이 명백치 않나.

번역된 책 중에 「단순하게 살아라」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는 “단순하게 사는 것은 쉽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삶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 모든 것이 얼마나 단순한 것인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 이 책에서는 물건과 재정 상태, 시간과 건강, 인간관계를 단순화 시키는 것이 삶의 진정한 목표를 향하는 길이라고도 했다. 무엇을 가지기 위해 공격하고 논쟁하면서 싸우고, 미워하고, 갈등하는 삶에서 사랑하고 용서하고 관용하며 베푸는 삶이 아름답고 단순하게 사는 길이 아닐까. 나그네 인생길에서.

우리에게 지나친 완벽주의는 사람을 병들게 하고, 각종 회의와 스케줄에 쫒기면서 매일같이 긴장이 고조되는 일과(日課)는 삶의 균형을 잃고 살게 하는 복잡한 인생이다.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며 살아가는 세상일이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네 삶을 여유롭고 단순하게 정리해야 한다. “참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단순하다.”고 했다. 우리 시대에 단순하게 살아가는 황금원칙이 필요하다. <김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