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벚꽃/조윤희
지나온 세월의 ¹휘들램 따라
굳어진 고목 어딘가에
불거져 나온 굵은 뼈마디
한평생 살아낸
고운 자태
봄 기운 따라 걸렸다가
²그루잠 자던 새하얀 주름 사이
해오름에 웃으며 나간
³늘해랑 같은 님 기다리며
서럽게도 넘실대던
토해낸 한숨을
⁴허허바다 구석에 파 묻고
호흡조차 가누기 힘든
어둔 터널 지난 빛 뜨락에
메말랐던 상념의 가지마다
오늘을 홀로 일렁이며
쌓인 그리움을 토해내는
두 번이나
꽃이 된다는 벚꽃이 있다지 uni~☆
¹휘들램 : 이리저리 마구 휘두르는 짓
²그루잠 : 깨었다가 다시 든 잠
³늘해랑 : 늘 해와 함께 살아가는 밝고
건강한 사람
⁴허허바다 : 끝없이 넓고 큰 바다.
글/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