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석길 목사(구미남교회 담임목사)
천석길 목사(구미남교회 담임목사)

목사의 눈에는 예배에 나오는 교인들의 발걸음이 가장 아름다워 보입니다. 하나님의 마음도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신앙의 깊이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다음의 단계일 뿐 그것을 붙잡아 주는 출발은 예배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연히 한 분과 이야기를 하는 중에 자신이 속해 있는 목자()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의 광풍이 마치 세계 3차대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모두가 소용돌이에 휘둘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쟁터와 같은 위험천만한 시간이지만 우리 목자()님은 한 번도 목장을 빼먹지 않고 계속해 왔다고 했습니다. 많이 모일 수 없기에 어떨 때는 단 한 명이어도 초대해서 나눔을 하고, 위로하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이런 목장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을 느끼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존경심이 생겨나더라고 했습니다.

주일이면 성도들이 교회에 나아 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지만 당연한 것이 이제는 특별한 일로 여겨지는 가정도 있습니다. 그중에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들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몇 개월째 지켜 보고 있는 몇 가정이 있습니다. 큰아이를 손에 잡고 둘째는 신생아여서 가슴에 품고 나오는 가정이 있습니다. 또 한 가정은 주일마다 택시를 타고 기저귀 가방을 들고 예배에 종종걸음으로 나오는 가정도 있습니다. 얼마나 마음 졸이면서 교회에 나아올까? 누가 강요하거나 책망하기에 순종하는 일은 아니었을 텐데 아마도 자발적으로 교회에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천 목사는 이어지는 예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축복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신생아를 데리고 교회에 나아올 때는 마치 모세의 어머니가 갈대 상자를 강물에 띄워 보내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젖을 뗀 사무엘을 성전에 두고 내려오던 한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까지 해 보았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조금만 어려우면 기본적으로 하던 그 일에 대해서 못할 이유를 찾아냅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서 교회는 좋은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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