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루가노 호수를 새벽 일찍 거닐었습니다.
일출을 기다리면서 사진 포인트를 찾아다니다가
새 한 마리가 기둥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 앞에 삼각대를 세웠습니다.
해가 떠올랐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밤새 그곳에서 잠을 자고 깃털을 말리는 듯했습니다.
새해가 한 달이 지나갔지만 해는 매일 떠오릅니다.
새벽마다 해는 떠오르지만, 의식 없이 해를 맞이하고,
매일 주시는 은총을 감격도 감동도 없이 지나칩니다.
오늘도 의의 태양이신 주님은 어김없이 내게 다가오고
온 누리에 십자가의 붉은 사랑을 토해내며 떠오릅니다.
해를 기다리는 새처럼 갈망하는 마음이고 싶습니다.
내 곁에 사람이 없고 홀로여도 주님만을 바라봅니다.
오늘도 주님의 긍휼 앞에 붉은 사랑을 품고 살렵니다.
사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