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한 때 토사구팽(兔死狗烹)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토끼를 잡고 나면 사냥개는 필요 없게 되어 주인에게 버림받아 잡혀 먹힌다는 다는 뜻으로, 필요할 때는 쓰임을 받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인정사정 보지 않고 미련 없이 버린다는 뜻으로 썼는데 특히 정치판에서 자주 쓰였다.

그러다가 이제는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으로자신의 비위에 따라서 사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을 이르는 말인데, 동아일보에 기고되었던 이기홍의 칼럼에서는 오늘날의 감탄고토에 해당하는 인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예로 들면서 이전 정권을 잡기 위하여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하여 소기의 뜻을 이룬 뒤 비길 수 없는 찬사를 붙여 검찰총장으로 올려 아주 유용하게 쓰다가 그의 칼끝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자 몽둥이를 들고 잡아먹으려는 토사구팽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칼럼에서 반짝 애용하다 버리는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다. 가치와 도덕률도 한껏 강조하다 불편해지면 내버린다.’고 말한다.

토사구팽이나 감탄고토 같은 용어는 이 시대에 와서 쓰인 말은 아니다. 그것은 이 땅에 타락한 인류가 살기 시작하면서 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아이디어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 때까지 이 땅을 활개 치고 활동하는 사탄의 것이다. 그러기에 오고 오는 세대에 꼭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쓰다가 버리거나 하는 것은 그래도 소생할 기회가 있다. 윤석열은 이전 정권이 버렸지만 현 정권이 들어 썼고, 그를 임명한 분의 말을 믿고 일하다가 미움을 받아 버림을 받게 되자 안간힘을 쓰면서 버텼지만 결국 버림을 받았다. 그러나 건축자의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는 시편 11822절의 말씀같이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기사회생을 노리고만 있던 야당이 그를 받아 주었고 대선 후보가 되어 기어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인생사에는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탄에게 붙잡혀 쓰임을 받다가 버려진 사람에게도 기회가 있을까? 물론 바울과 같이 일시적으로 유혹을 받아 하나님을 대적하다가 돌아선 경우는 어쩌다 가끔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끝까지 거짓말로 성령을 훼방하는 일을 하다가 버림을 받을 때는 구원의 기회가 없을 것이다. 사탄은 그를 짓밟아 지옥으로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자는 그러길 원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탄은 그런 인생들에게 달콤한 꿀맛을 맛보게 하면서 유혹한다. 권세를 탐하는 자에게는 권세로, 명예를 탐하는 자에게는 명예로, 돈을 탐하는 자에게는 돈으로 유혹한다. 손만 뻗으면 잡을 것 같은 유혹 앞에 눈을 감을 자 없다. 모두가 그런 유혹을 이기지 못해 손을 내밀다가 토사구팽당하거나 감탄고토 당하는 것이다.

소위 믿는다고 하는 성도는 어떤가? 아니 거룩하다고 여기는 목사는 어떤가? 자신에게 불리한 거짓을 덮으려고 아주 약간의 거짓말로 시작했다가 사탄의 밥이 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그들은 한번 발이 빠지면 계속 빠져들어 가는 수렁 같은 거짓에서 벗어나기가 그렇게 어려운 줄을 이전엔 미처 몰랐을 것이다.

깨어 있는 영혼은 현실의 정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하기보다는 그들 속에 움직이는 사탄의 음모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양 떼를 주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목자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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