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하 목사(산성교회 담임)
황원하 목사(산성교회 담임)

저는 평소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유익한 모임이 마련되어서 큰 결심을 하고 참석했습니다. 그것은 314~15, 경주에서,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 SFC, 총회교육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다음세대를 위한 포럼: 위드코로나 시대 목회와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모임이었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잘 준비된 강의도 듣고, 반가운 분들도 만나고, 휴식도 취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참석한 소회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첫째, 이런 성격의 모임에서 굳이 개회 예배와 폐회 예배를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예배의 중요성이야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만, 우리는 이미 주일날 종일 예배를 드리고 온 터입니다. 게다가 개회 예배 시간에 격려사와 축사가 너무 많고 길어서 내가 지금 다음 세대를 위한 포럼에 와 있는 것이 맞는지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다음부터는 예배를 생략하고, ‘짧게기도한 후 간단히취지 설명하고, 바로 본 강의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둘째, 이현철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물 발표는 탁월했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상당히 값지고 유익했습니다. 앞으로 연구물이 여러 채널을 통해서 발표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것을 읽은 후 각자 충분히 검토한 후 자기 교회에 맞게 적용하면 좋겠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값진 연구를 수행하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리 교단이 이렇게 훌륭한 인적 자산들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셋째, 지정토론도 좋았습니다. 연구자들의 발표에 대해서 학자와 목회자가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논평했는데, 적절했고 또 공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좀 더 다양한 계층의 목사들이 다양한 입장에서 짧고 간결하게나마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교단에는 대형교회 목사뿐 아니라 개척교회, 작은 교회, 농어촌교회, 특수사역교회에서 목회하는 분들이 있으니 더욱 다양하고 다채로운 관점에서의 논평이 있으면 유익할 것입니다.

넷째,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의 분과별 모임은 절반 정도 좋았습니다. 한 시간 동안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시간이 짧아서인지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 가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논점을 다소 이탈한 발언들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섯째, 인스타그램 정다정 상무의 요즘 아이들과 교회, 함께 살아가기특강도 대단히 유익했습니다. 우선, 강의를 깔끔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했기에 설득력이 강했습니다. 저는 정다정 상무의 강의를 통해서 다음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는 앞으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음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고 존중하려 합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그들에게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비추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섯째, 저는 부교역자들과 함께 참석했는데, 이 점이 좋았습니다. 만일 담임목사 혼자 오면 아무래도 담임목사가 여러 여건상 강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거나 동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또 교회에 돌아가서 부교역자들에게 설명할 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교역자만 오면 교회에 돌아가서 배운 내용을 담임목사에게 보고할 때 담임목사의 이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가 함께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장로님들이 같이 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일곱째, 이번 행사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SFC 간사들과 총회교육원의 연구원들이 열심히 봉사해 주셔서 대단히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몇몇 교회와 기관이 찬조금을 내셔서 등록비가 매우 저렴하여 좋았습니다. 숙소와 식사와 간식이 훌륭했고, 진행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행사를 위해서 수고해 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맺음말: 이제 우리에게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그것은 배운 내용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상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론들을 들을 때는 행복했으나, 자신이 처해 있는 교회 형편에 맞게 적용하고자 할 때는 이런저런 고민이 생깁니다. 고상하고 이상적인 강의를 적용하기에는 조건과 환경이 좋지 않은 교회가 많다 보니 그렇습니다. 게다가 목사가 확신과 주관을 가지게 되었다 하더라도 교인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저는 교역자들과 당회원들과 더불어 워크숍을 가질 것이고, 계획을 어느 정도 세운 후 교인들에게 발표할 것이며, 그분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잘 다듬은 후 조금씩 시행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다른 목사님들도 그러하시겠죠. 목사님들이 배운 내용을 잘 살려서 사용해 보시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모일 때는 사례 발표를 해 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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