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는 홀로 고고히 피었더라 (사진 천헌옥)
수선화는 홀로 고고히 피었더라 (사진 천헌옥)

보물 천헌옥

 

구석구석 비밀이 드러나는 날이다.

꽁꽁 숨었던 보물들이 하나둘 기어 나온다.

그런데 그 보물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이사 갈 집이 워낙 작아서 버리고

문이 작아서, 또 어울리지 않아서 버리고

폐기물로 버려지는 것도 비용이 든다.

 

사람의 눈에 보물이 보물이 아니다.

자리에 맞지 않으면 폐기물이 된다.

폐물과 쓰레기는 이사 때 결정된다.

 

보물 같은 사람이라고 추앙할 때가 있었다.

돈을 가졌을 때나 권력을 가졌을 때이다.

그러나 세월 지나 용처 없으면 쓰레기다.

 

세상에서는 나그네같이 허름해 보일 수 있다

허나 위에 계신 그분이 보물이라 하면 보물이다.

씀씀에 합당하고 영생하는 보물을 담은 자이리니.

비록 세상 가운데 홀로이더라도 말이다.

 

※(필자는 최근 이사를 했다. 아내와 둘이 살기에 적당한 작은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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