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마음이 따뜻한 계절 /천헌옥

나는 항상 손이 따뜻하다. 나와 악수하기 위해 내 손을 잡아본 사람 중 많은 사람이 손이 따뜻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들이 손이 따뜻하다고 말하는 것은 내 손이 그들의 손보다는 따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 말이 싫지 않다.

마음을 대변하는 것의 제일은 입이고 다음은 눈이고 그다음은 손이라고 생각한다. 손이 따뜻하다는 것은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에 싫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손을 가지고 있다. 그 손들은 부지런한 손이다. 그래야만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손이 무엇을 잡았을 때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반응한다. 거칠다느니 부드럽다느니 따뜻하다느니 차갑다느니 하는 것을 느낀다. 아무래도 거친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을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것을 더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우리는 싸늘하다는 말을 한다. 물론 사랑이 완전히 떠나가고 식어버린 그의 눈빛을 보고 싸늘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지만 손으로 만져 싸늘하다고 할 때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죽음이다. 사람들은 주검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추운 겨울 사람들은 난로를 쬐면서 손바닥을 난로를 향해 펴고 따뜻함을 느끼려 한다. 옛날에는 따뜻한 구들막 이불속에 손을 넣으면서 따뜻함을 마음으로 전달받고자 하기도 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체온만큼이나 따뜻한 사람을 만지기를 좋아한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스킨십을 통해 말할 수 없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올해는 유난히도 덥다. 가만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찜질방 더위이다. 나는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잡았는데 아하 마우스가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두 따뜻하다고 말 듣던 내 손보다 마우스가 더 따뜻한 것이다.

마우스만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열을 받아서 만지는 것마다 따뜻한 것이다. 그때 퍼뜩 전능자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았다. 그분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면 나의 손을 통하여 따뜻함이 전달되어 오는 것일까?


사람들은 날씨를 덥다고 탓하고 짜증을 낸다. 그러나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전능자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덥고 짜증 나는 계절이 아니라 참으로 마음이 따뜻한 계절로 느껴지는 이 여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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